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의 표심을 가늠할 수 있는 지상파 3사(KBSㆍMBCㆍSBS) 등 방송사의 출구조사가 발표된 직후인 15일 오후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모두 침착함을 유지했다. 다만 민주당은 ‘만족한 분위기 속의 침착함’, 통합당은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겠다는 침착함’으로 갈렸다. 양당은 지역구 당선자 윤곽이 나올 늦은 밤까지 개표 상황을 신중하게 지켜봤다.
이날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결과 발표는 종전보다 15분 늦춰진 오후 6시 15분부터 시작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가격리 중인 유권자들이 일반 유권자들의 투표가 끝난 후 투표소에 들어서면서, 공식 투표마감시각인 오후 6시 이후에도 투표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들의 투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로 출구조사 발표가 미뤄졌고, 총 투표율 집계와 개표 시작 시각도 조금씩 미뤄졌다.
무엇보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역대 최장 길이의 정당 투표용지가 등장하면서 개표 소요 시간은 평소보다 길어졌다. 기존 전자 개표기는 길이 34.9㎝의 투표지까지만 판독할 수 있는데, 이번 선거의 정당 투표용지 길이는 48.1㎝다. 따라서 지역구 개표와 달리 비례대표는 100% 수작업으로 이뤄졌다. 이번 선거를 위해 인쇄된 정당 투표용지는 4,350만여장이다. 잠정 최종투표율(66.2%)을 적용하면 손수 개표해야 하는 투표지는 2,879만여장에 달한다. 수개표는 2002년 지방선거에 개표기가 도입된 후 18년 만이다. 2016년 치러진 제20대 총선 때는 개표에 7시간 50분, 2012년 제19대 총선에선 6시간 23분이 소요됐다.
한국 개표 시간에 맞춰 지난 3~6일 재외선거가 치러진 17개국 18개 공관에서 현지 개표도 시작됐다. 재외선거에서 총 4만858명(투표율 23.8%)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지만, 항공편 중단 등으로 이날까지 투표함을 한국으로 이송하지 못한 공관들은 현지에서 개표를 하게 됐다. 현지 개표 대상 투표인원은 1,438명이다. 개표 결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 보고된 뒤 각 지역구 결과에 합산된다.
선관위는 지역구 당선자 윤곽이 16일 오전 2시쯤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례대표 개표는 오전 8시 이후에나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오후 5시 예정된 선관위 전체회의에서 비례대표 당선자가 확정된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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