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9단’도 더불어민주당 바람을 이겨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호남정치 1번지인 전남 목포에서 5선을 노렸던 박지원 민생당 후보가 정치신인 김원이 민주당 후보에게 지역구를 내줄 위기에 몰렸다. 15일 오후 방송3사 출구조사결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남자’로 불리는 김 후보 득표율이 ‘김대중 전 대통령 영원한 비서실장’이라는 박 후보보다 10.3% 포인트 앞선 것으로 예측됐다.
예측 1위 소식에 김 후보 사무실에 모인 지지자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김 후보는 “목포시민의 위대한 선택에 감사하고 역대 가장 높은 투표율로 시민혁명을 만들어줘 찬사를 보낸다”며 “새로운 목포를 바라는 열망과 이를 실현할 실력을 가진 인물로 임무교대를 바라는 목포시민들의 요구가 결집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과 정권재창출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새로운 목포발전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박지원 후보의 경륜과 윤소하 정의당 후보의 헌신을 잘 이어받아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켜 새로운 목포의 봄날을 가져오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박 후보가 뒤지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민생당 선거사무실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선거 막판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목포시민들의 30년 염원인 의과대학 유치를 외면하고 동남(순천)권과 정책연구협약을 하면서 전세 역전을 기대했던 터라 충격이 컸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 3사가 아닌 JTBC 출구조사에서는 근소하게 이긴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박 후보 지지자들은 내심 개표 결과에서 역전을 노려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박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민주당 싹쓸이는 오히려 민주주의를 역행할 수 있다”며 “개표가 본격화하면 단 한 표라도 득표할 수 있다는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윤소하 정의당 후보 선거사무실도 지지율이 11%에 머물자 충격에 휩싸였다. 목포에서는 이처럼 현역 의원 2명을 출구조사 예측에서 누른 정치신인 등장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이 광주ㆍ전남 18개 선거구를 싹쓸이하며 ‘텃밭 탈환’에 성공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목포=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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