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서울 강남갑 승리 유력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후보가 ‘강남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서울 강남갑 지역구 승리에 한발 다가섰다. 당선이 확정되면 태 후보는 탈북자 출신 첫 국회의원 타이틀을 기록하게 된다.
강남갑 개표율 43.6%를 넘긴 16일 0시50분 현재, 태 후보는 55.4%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김성곤 더불어민주당 후보(42.7%)를 12.7%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있다. 태 후보는 이날 오전 강남구 신구초등학교 제1투표소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죽음을 무릅쓰고 대한민국에 왔고 정치신인으로서 새롭고 반듯한 정치를 하겠다는 다짐에 시민들의 기대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태 후보가 당선될 경우 그 자체로 우리 정치에는 하나의 역사가 된다. 탈북민 출신이면서 직접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은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1994년 탈북한 조명철 전 새누리당 의원의 경우 비례대표로 제19대 국회에 입성했었다. 태 후보는 2월 주민등록상 이름인 ‘태구민’으로 지역구 출사표를 내며 북한 체제ㆍ정권에 대한 이해와 경험, 예측 능력을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웠었다.
태 후보의 승리는 어느 정도 예견된 측면이 있다. ‘대한민국 최고 부촌(富村)’으로 꼽히는 강남갑의 민심은 지난 15대 총선 이후 줄곧 보수정당으로 향해 있었기 때문이다. 6~7일 실시된 여론조사(리얼미터)에서도 태 후보는 52.3%의 지지를 받으며 4선 출신인 김 후보(36.8%)를 오차범위(±4.3%포인트) 밖에서 앞질렀다.
대북 전문가로 활발하게 활동해온 태 후보 본인의 인지도 역시 득표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태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강남 주민들은 제가 북한 출신이란 이유로 거부감을 보이거나 거리두기를 하지 않았다”고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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