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신종 코로나 자가격리 투표신청 474명 중 405명 한 표 행사
15일 오후 5시 40분 대구 중구 동인동 동인시티타운 경로당 투표소 앞. 일반 유권자들의 투표가 마무리될 무렵 마스크를 쓴 자가격리자 1명이 담당 공무원의 안내를 받으며 투표소 인근에 나타났다. 이 여성은 투표장에서 다소 떨어진 별도 장소에서 20분간 대기하다 오후 6시가 되자 방호복 입은 투표사무원의 안내에 따라 투표장으로 향했다.
이곳 투표소에서 유일하게 자가격리 투표자인 이 여성은 먼저 발열 체크와 손소독 절차를 거쳐야 했다. 그는 비닐 장갑을 착용하고 선거인 명부에 사인한 뒤 투표장 입구에 마련된 별도 기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이 여성은 “입국 4일째 자가격리 중이어서 답답했는데 잠시 외출해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대구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된 자가격리 투표신청자 474명 중 405명이 권리를 행사했다. 대구지역 투표소 631곳에 분산되다보니 자가격리 투표자가 없는 곳도 있어 투표는 금방 끝났다.
투표 마감 20분전 대구 수성구 수성2ㆍ3가동 행정복지센터 입구에도 마스크를 쓴 자가격리자 6명이 투표사무원의 안내를 받고 있었다. 방역과 신분확인 절차 후 투표용지를 받은 이들은 센터 외부에 설치된 2개의 기표소에서 투표했다. 가족으로 보이는 자가격리자 일부는 “먼저 투표하라”며 양보하기도 했다.
한 대학생은 “유학 중 귀국을 해서 자가격리를 하던 중 투표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투표소를 찾았다”며 “자가격리 첫 외출에 투표를 하게돼 너무 의미있고 기분 좋다”고 말했다.
투표사무원들은 이날 자가격리 투표자를 위해 별도로 마련한 봉투에 투표용지를 담아 투표함에 넣고 개표소로 향했다. 자가격리 투표자들은 투표진행 과정을 모두 지켜본 후 투표확인서를 받고 귀가했다.
대구=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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