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텃밭 수성구서 2연속 좌절… “더욱 열심히 하라는 큰 가르침으로”
지난 20대 총선에 이어 국회의원 재수에 실패한 이인선 대구 수성을 미래통합당 후보에 대해 지역 인사들은 코앞에 온 국회의원 배지가 홍준표의 출마로 무산됐다는 비운의 여 주인공이라는 평이다.
선산(현 구미) 태생으로 이인선은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경상북도 정무부지사, 대구경북과학기술원장 등 남성일지라도 하기 힘든 자리를 여러 개나 거쳤다. 이 후보 스스로도 ‘산 학 연 관을 두루 거친 현장 전문가’임을 이번 선거 공보물에서도 명확히 규정했다. 지역 여성 정치인 중 보기 드물게 화려한 경력을 가졌다는 평이지만 총선 관문을 뚫지 못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대표가 지난 17일 수성못 상화 시비 앞에서 출마기자회견을 하면서부터 수성을이 전국 최고의 격전지로 부상하고 그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급해진 통합당 대구시당은 대구 수성을 선거구에 출마한 무소속 홍준표 후보의 저격수로 지역 전현직 국회의원이 대거 동원돼 지원사격을 했다. 통합당 대구시당 주성영 공동선대위원장이 “홍준표 후보는 더 이상 대선 주자로서 존재감이나 가치가 하락했다”며 “막말과 독선 때문에 지지도가 떨어지고 당이 깨져서 두 번 당 대표에서 실패했다”고 홍 후보 낙선운동에 나섰으나 오히려 역효과를 낸 것으로 지역 정가는 분석하고 있다. 반면에 이문열 작가와 박찬종, 이재오 전 의원 등 내로라 하는 원로들이 홍 후보 구하기에 나선 유세에서 주민들은 오히려 호응을 했다. 전세가 기운 것이다.
당시 이 후보도 홍 후보를 향해 “수성을이 대권 놀이터냐”며 맹공을 퍼부었으나 이제 수성을이 대권 놀이터(?)로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유세 기간 중 홍 후보는 대선기간 수성을 당협위원장으로서 뛴 이인선에 대해 미안한 마음으로 “내가 대선에 출마하는 2년 뒤에 다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묘한 발언을 했다. 이인선은 16일 오전 한 차례 수정된 낙선인사 보도자료를 통해 “더욱 열심히 하라는 큰 가르침으로 여기겠다”며 “성찰의 시간을 갖고, 저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혀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대구=김정모 기자 gj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