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6월말로 연기됐던 칸국제영화제가 프랑스 정부의 축제 금지 기간 연장에 따라 한번 더 미뤄지게 됐다. 영화제 무기 연기로 초청작 변화 등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4일 미국 연예전문매체 할리우드리포터와 버라이어티 등에 따르면 칸영화제는 “당초 예정했던 6월말 7월초 개최가 더 이상 불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프랑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자국 내 축제를 7월 중순까지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73회를 맞는 칸영화제는 5월 12~23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지난달 코로나19가 확산 추세를 보이자 6월말 7월초로 개최 일정을 연기했다. 칸영화제는 할리우드리포터와 버라이어티 등에 “7월 중순 이후 개최되어도 예전 같은 형식의 영화제는 불가능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칸영화제는 코로나19 피해 방지를 위해 온라인 영화제 등 다양한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개최 시기와 개최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버라이어티는 가을 개최가 유력하지만 여러 난관이 있다고 보도했다. 9월에는 칸영화제의 라이벌인 베니스국제영화제, 북미 최대 영화제인 토론토국제영화제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버라이어티는 10월엔 칸방송콘텐츠마켓인 밉콘(MIPCON)이 예정돼 있어 칸영화제 개최가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칸영화제는 세계 영화산업의 중심축 중 하나다. 할리우드 대작들과 유명 감독의 예술영화들이 칸영화제를 홍보 창구로 종종 활용한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황금종려상(최고상) 수상을 발판으로 올해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4관왕을 차지할 수 있었다. 아카데미상 국제장편영화상 후보 5편 중 3편이 지난해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이었다. 영화제와 함께 열리는 칸필름마켓은 세계 양대 필름마켓으로 세계 영화거래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칸필름마켓 참가자만 121개국 1만2,527명이었고, 영화 4,000편에 대한 거래 상담이 오갔다. 버라이어티는 예년과 달리 칸필름마켓은 영화제와 별도로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칸영화제가 재차 연기되면서 초청작들도 달라질 전망이다. 14일 할리우드리포터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놀런(‘인셉션’과 ‘인터스텔라’ 등) 감독의 신작 ‘테넷’은 칸영화제에서 첫 상영이 기대됐다. 놀런 감독은 그동안 높은 지명도에도 불구하고, 영화제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공개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테넷’의 개봉일이 7월 17일로 예정돼 칸영화제의 초청 유력 후보로 꼽혀왔다. 개봉 일정이 바뀌지 않는 한 칸영화제 초청은 불가능해졌다. 할리우드리포터는 웨스 앤더슨 감독의 신작 ‘프렌치 디스패치’와 톰 크루즈 주연의 ‘탑건: 매버릭’ 등도 칸영화제 연기로 칸을 찾지 못하게 됐다고도 보도했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