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라고 주장했던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정작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큰 효과가 없으며되레 심장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연구 논문이 발표됐다.
폴 오핏 미국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백신교육센터 소장은 14일(현지시간) 논문사전공개사이트에 올린 논문에서 코로나19 환자들에게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여한 결과 “분명한 치료증거가 없었다”고 밝혔다고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논문에 따르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여받은 84명의 환자 중 20.2%가 병세가 악화돼 집중치료실에 들어가거나 수일 안에 사망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여받지 않은 97명의 환자 중 집중치료실에 들어가거나 사망한 사람은 22.1%였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 투여여부가 환자의 병세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사망자 만을 놓고 분석했을 때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복용자 중 사망률은 2.8%이고, 복용하지 않은 환자의 사망률은 4.6%이다. CNN은 “통계적으로 큰 차이는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문제는 부작용이다. 브라질 마나우스 지역에서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해당 실험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고용량 처방을 받은 환자 41명 중 최소 2명이 심실 빈맥 증상을 보였다. 심실 빈맥은 갑작스런 심장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윌리엄 샤프너 밴더빌트대학 예방의학교수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루푸스와 같은 질환에 매우 광범위하게 사용되지만 체내 잔류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심장협회 회장인 로버트 해링턴 스탠퍼드대학 의대 교수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을 수는 있지만 기존 심혈관 질환 환자에는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CNN에 말했다. CNN은 “스웨덴 보건 당국은 병원에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할 목적으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사용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잇따라 주장해 왔다. 지난 5일에는 “정부가 2,900만회 복용량의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비축했다”면서 “클로로퀸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강력한 신호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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