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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만 보이는데…” 마스크 쓴 채 신분 확인한 일부 투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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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만 보이는데…” 마스크 쓴 채 신분 확인한 일부 투표소

입력
2020.04.15 10:02
수정
2020.04.1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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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아침부터 유권자들 투표소行 

 2m 거리 유지 등 수칙 지키지만 

 방침 제각각이라 ‘대리 투표’ 우려 목소리도 

[저작권 한국일보]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열린 15일 서울 광진구 구남초등학교 투표소에서 시민들이 순서를 기다리며 줄을 서 있다. 이승엽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열린 15일 서울 광진구 구남초등학교 투표소에서 시민들이 순서를 기다리며 줄을 서 있다. 이승엽 기자

“지난 주 사전투표 때는 줄이 너무 길어서 오늘 일찍 나왔어요. 공약을 꼼꼼히 봤죠.”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 15일 오전 8시 서울 광진구의 구남초등학교 투표소로 나선 박성아(34)씨는 투표를 마치고 나오며 이렇게 말했다. 박씨는 “집으로 배송된 공약집을 몇번이나 살폈다”며 함께 온 부모님과 후보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 등으로 투표소 인근에는 긴장감이 흘렀으나, 이른 시간부터 투표소로 나서 한 표를 행사한 유권자들의 얼굴에는 설렘의 기색이 역력했다.

총선이 시작된 이날 오전부터 서울 곳곳의 투표소에는 유권자들의 줄이 길게 이어졌다. 대부분이 신종 코로나 확산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끼고 앞ㆍ뒷사람과의 거리도 충분히 유지하는 등 방역수칙을 지키려는 모습이었다. 다만 일부 투표소에선 마스크를 쓴 채 신분 확인을 하기도해 유권자들의 불만이 제기됐다.

격전지로 꼽히는 송파을(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배현진 미래통합당 후보 등 출마) 투표소 중 하나인 올림픽훼밀리타운 관리사무소 앞에도 이른 아침부터 50여명이 줄을 서 차례를 기다렸다. 유권자들은 2m 정도 거리를 두고 줄을 섰고, 투표소엔 체온 측정을 하고 손 세정제로 손을 닦은 후 비닐장갑을 착용한 채 입장했다. 또 다른 송파을 투표소인 가원초교에는 15분 동안 40여명의 유권자가 다녀가는 등 북새통을 이뤘다. 진모(80)씨는 “경제 공약을 중점적으로 봤다”며 “후세들이 빚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이를 잘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았다”고 했다.

[저작권 한국일보] 15일 오전 서울 성복구 종암동의 한 투표소에서 마스크를 끼지 않은 채 투표를 하겠다고 소란을 피운 주취자가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김영훈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15일 오전 서울 성복구 종암동의 한 투표소에서 마스크를 끼지 않은 채 투표를 하겠다고 소란을 피운 주취자가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김영훈 기자

일부 투표소에선 방역 수칙을 따르지 않는 유권자들로 인해 소동도 일어났다. 서울 성북구 종암동의 한 투표소에선 만취한 유권자가 마스크를 쓰지 않고 투표하겠다며 소란을 피워 경찰에 연행됐다. 해당 남성은 해당 지역구 주민이 아닌데도 “투표를 왜 못하게 하느냐”고 소리를 지르며 투표를 강행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각에선 혹시나 모를 대리투표 가능성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일부 투표소에서 마스크를 쓴 채로 신분 확인을 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광진구의 A 투표소에서 투표한 시민 20여명은 “얼굴에서 마스크를 내리지 않고 신분확인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김모(50)씨는 “마스크를 쓴 채로 신분 확인을 하고 그냥 통과시키더라”며 “눈만 보이는데 다른 사람이 다른 신분증을 가져와 투표해도 모르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해당 투표소 관계자는 “지침은 마스크를 살짝 내리고 확인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마스크를 쓴 채로 얼굴을 확인할 수 있거나 대기 줄이 긴 경우에는 유동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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