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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교민 사회 뒤집은 ‘한인 첫 격리’ 결국 음성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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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교민 사회 뒤집은 ‘한인 첫 격리’ 결국 음성 판정

입력
2020.04.14 17:03
수정
2020.04.14 20:01
0 0
코로나19 격리 응급병원으로 개조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크마요란 지역의 아시안게임 선수촌 아파트 전경. 안타라통신 캡처
코로나19 격리 응급병원으로 개조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크마요란 지역의 아시안게임 선수촌 아파트 전경. 안타라통신 캡처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는 한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차 양성 판정을 받고 자카르타 격리 시설에 수용되면서 교민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강제 검사 및 격리라는 얘기들이 떠돌면서 공포가 극에 달했다. 다행히 2차 검사에선 음성 판정이 나왔다.

14일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대사관과 교민 사회에 따르면 자카르타 거주 한인 A씨는 9일 자신의 아파트에서 이뤄진 코로나19 방문 신속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해당 지역에 확진 환자가 많자 지역 보건소에서 7일 공문을 발송하고 이뤄진 검사다. 외국인만 50명 정도 검사를 받았는데 A씨 가족은 음성이었다. 다음날 A씨는 2차로 유전자증폭검사(RT-PCR)를 받은 뒤 응급병원으로 개조한 크마요란 소재 아시안게임 선수촌 아파트에 격리됐다. 12일에도 RT-PCR 검사가 이뤄졌다.

A씨는 격리 사흘차인 12일 당시 상황을 담은 동영상을 한인 커뮤니티에 올린 뒤 자진 삭제했다. “아무런 증상이 없는데 왜 와 있는지 모르겠고, 왜 검사는 자꾸 하면서 결과를 안 알려주는지 모르겠다, 조금씩 힘들다”는 내용이었다. 이어 13일엔 A씨 지인이라고 밝힌 사람이 A씨의 열악한 환경과 자가 격리 중인 A씨 가족의 딱한 사정을 올렸다.

A씨는 인도네시아 정부 방침에 의해 처음 격리된 한국인이다. 이 때문에 A씨 사연을 접한 교민들은 ‘나도 당할 수 있다’는 공포에 휩싸였다. 그러면서 A씨 사례에서 납득할 수 없는 부분들을 공유하고 대사관 등에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인도네시아 코로나19 격리 시설에 첫 격리된 한국인이 받은 방문 검사 참여 공문.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대사관 제공
인도네시아 코로나19 격리 시설에 첫 격리된 한국인이 받은 방문 검사 참여 공문.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대사관 제공

교민들이 지적한 문제는 대략 네 가지다. △방문 검사는 외국인만 따로 강제적으로 받아야 하나 △양성 판정 시 무조건 환경이 열악하다고 알려진 격리 시설로 가야 하나 △가족들의 접근도 안 된다고 한다 △한인만 따로 치료를 받을 수 없나 등이다.

인도네시아 정부 방침에 따르면 방문 검사는 현지인과 외국인을 따로 차별하지 않는다. 어떤 경우든 건강 검사를 받고 신속 진단을 받아야 한다. 지역 보건소는 검사가 반드시 받아야 하는 의무 사항은 아니라고 밝혔다. 받지 않을 경우 처벌 규정도 없다. 교민들 우려와 달리 강제 검사가 아니라는 얘기다.

다만 양성 판정이 나오면 예외 없이 인도네시아 정부가 정한 격리 시설로 가야 한다. 한인들만 따로 검사를 받고, 치료도 가급적 해당 병원에서 받을 수 있도록 대사관과 재인도네시아한인회가 현지 병원과 협약을 맺었지만 A씨처럼 방문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이미 격리가 이뤄진 경우는 예외다.

대사관은 현지 격리 시설의 상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선수촌 아파트는 경증일 경우 격리되는 곳으로 감염 위험성 측면에서 지정병원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이다. 현지식이 제공되긴 하지만 간단한 먹거리와 위생용품 등 생활용품의 외부 반입도 가능하다. 한인 의사가 상주하는 한인 임시 병원 운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사관 관계자는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의 검진 및 방역은 주재국의 고유 권한이라 적극 개입하는 데 한계가 있다”라며 “현재로선 방문 검사 대상에 포함됐을 때 검사를 미루고 대사관에 연락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대사관은 협업 병원을 더 늘리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A씨는 9일 받은 2차 RT-PCR 검사 결과가 이날 음성으로 나온 뒤 바로 퇴원 통보를 받았다.

한편 이날 기준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전날보다 282명 늘어난 4,839명이었다. 사망자는 60명 증가한 459명이었는데, 일일 최다 사망자 기록이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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