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수출, 1~2월 비해 감소폭 크게 줄며 반등
아세안 대외교역 1위 올라… 美ㆍEU는 하락
“민간기업ㆍ내수 살아나, 정책 수단도 충분”
글로벌 경기침체에 중국도 추락할 여지 있어
중국이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과의 교역량을 대폭 늘리면서 수출 감소폭을 크게 줄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여전하지만, 중국 경제는 최악의 상황을 벗어날 교두보를 착실히 확보하는 모습이다.
중국 해관총서는 14일 “달러화 기준으로 3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6.6% 줄었다”고 밝혔다. 1~2월 17.2%나 감소한 것에 비하면 선방한 수치다. 시장 예상치(-14%)도 크게 웃돌았다. 위안화 기준 수출액은 3.5% 감소에 그쳤다.
중국의 3월 수입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9%(달러 기준) 줄었다. 1~2월 4% 감소에서 낙폭을 줄였다. 3월은 전 세계 코로나19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던 시기라 중국의 수입이 7% 가량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위안화 기준으로는 되레 전년 대비 2.4% 늘며 플러스로 돌아섰다.
예상 밖으로 선전한 원인을 중국 정부는 3가지로 분석했다. 우선 시기적으로 1~2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조업이 중단돼 미뤄졌던 수출 물량을 3월에 납품하면서 수치가 반등했다. 특히 아세안의 약진이 돋보였다. 중국의 1분기 대 아세안 교역량은 6.1% 증가해 전체 무역의 15.1%를 차지함으로써 아세안이 제1파트너로 부상했다. 반면 교역량이 각각 10.4%, 18.3% 감소한 유럽연합(EU)과 미국은 2, 3위로 밀렸다. 일본과의 교역규모도 8.1% 줄었다.
아울러 민간기업의 비중이 높아졌다. 민간기업은 수출입 감소폭을 2%로 억제하는데 그쳐 전체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42.4%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대비 1.9% 증가한 수치다. 특히 수출에선 민간기업의 비중이 51.4%에 달했다.
왕한(王涵) 흥업증권 수석애널리스트는 “중국 경제가 점차 1~2월의 압력에서 벗어나 생산이 지속적으로 정상화되고 있다”며 “재정ㆍ통화정책을 비롯한 다양한 정책수단이 남아 있어 중국 경제가 본궤도에 오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쿠이원(李魁文) 해관총서 대변인은 “국내 생산과 주민 생활이 점차 정상화됨에 따라 억눌렸던 국내 시장 수요가 회복돼 수입도 호전됐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이 4월에도 이 같은 회복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과 유럽 경제가 코로나19로 신음하며 수요가 사실상 붕괴된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망을 책임지고 있는 중국이 ‘나 홀로’ 성장하는 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왕쥔(王軍) 중위안은행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국 수출입의 강인성은 여전하지만 향후 수개월간 더 우려되는 상황이 많아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장닝(張寧) USB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미국과 유럽, 일본, 일부 신흥국에 경기침체가 닥칠 것”이라며 “중국의 2분기 수출은 전년 대비 20% 급감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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