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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62만… 러시아에서 ‘아이돌급 인기’ 입증한 한국인

입력
2020.04.28 04: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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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서 러시아어 채널 ‘KyunghaMIN’ 운영 민경하씨

러시아어로 한국의 일상을 전하는 유튜브 채널 ‘KyunghaMIN’ 운영자인 민경하씨. 정준희 인턴기자
러시아어로 한국의 일상을 전하는 유튜브 채널 ‘KyunghaMIN’ 운영자인 민경하씨. 정준희 인턴기자

한국에선 낯선 민경하(28)씨는 러시아 네티즌 사이 스타로 통한다. ‘K푸드’ 등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그의 유튜브 채널 ‘KyunghaMIN’은 러시아 네티즌에게 소위 ‘핫 플레이스’다. 구독자 62만명. 그 중 90%가 러시아 등 현지 네티즌이다. 지난해 10월 러시아에서 가진 팬 모임엔 무려 3,000여명의 현지인들이 몰렸다. 웬만한 K팝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다.

인기 비결이 무엇일까. 27일 만난 민씨는 “한국의 일상을 러시아어로 꾸밈없이 편안하게 보여 준 점”을 꼽았다. 민씨의 유튜브채널엔 러시아인이 ‘한국 수능을 푼다면’, ‘한국 메이크업을 한다면’ 식의 영상이 올라와 유튜브에서 화제를 모았다. K팝과 드라마 한류로 현지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민씨가 톡톡 튀는 방송으로 재미를 준 덕분이다.

현지에서 큰 관심을 받다 보니 얼굴이 꽤 알려져 유명인사 반열에도 올랐다. 민씨는 “유튜브 구독자 20만명을 기념해 2017년에 카자흐스탄에서 축하 모임을 가졌다”며 “호텔에서 나와 행사장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탔는데 그 기사가 제 팬이라며 행사장과 숙소를 편히 무료로 오갈 수 있었다”고 현지 일화를 소개했다.

러시아어 전공 교환학생으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 통역관으로 활동하던 민씨는 우연히 ‘러시아의 유재석’으로 불리는 방송인과 인터뷰를 한 뒤 반응이 좋아 유튜브를 시작했다. 유창한 러시아어에다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자신감 넘치는 그의 모습이 현지인을 사로잡은 ‘무기’였다.

한국일보사 옥상 정원에서 포즈를 취한 민경하씨. 정준희 인턴기자
한국일보사 옥상 정원에서 포즈를 취한 민경하씨. 정준희 인턴기자

‘파워 유튜버’는 민간 외교관의 역할을 꿈꾸고 있다. 양국은 오는 9월 30일 수교 30주년이 되는 올 한 해를 ‘한ㆍ러 상호교류의 해’로 정하고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민씨는 “우리나라 중소기업 제품의 러시아 진출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러시아에선 특히 한국 뷰티 상품의 인기가 뜨겁다. 국내 화장품의 러시아 수출액은 2014년 1,551만달러(190억원)에서 지난해 1억3,731만달러(1,690억원)로 9배나 껑충 뛰었다. 민씨는 “러시아는 신뢰를 쌓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탓에 품질 좋은 한국 제품도 현지 수출 시장 개척이 아직은 미비하다”며 자신의 유튜브 채널이 온라인에서 양국의 신뢰를 쌓는 다리가 되길 바랐다.

민씨는 양국의 민간 교류 확대 방안으로 인터넷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을 일컫는 ‘인플루언서’ 활용을 제안했다. “정부가 한국을 알리는 인플루언서 행사를 지원하고 중소기업과 인플루언서 간 매개 역할을 자임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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