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확대에 난항을 겪고 있는 미국 정부가 기존 검체 채취 방법을 벗어나 타액 채취 후 검사를 실시하는 방법을 긴급 승인했다. 코로나19 검사 자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검사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백악관도 연구진에 지원을 약속했다. 부족한 검사 역량을 인정한 듯 한국에서 진단키트도 공수할 예정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3일(현지시간) 뉴저지주(州) 럿거스대 연구진과 바이오기업 스펙트럼솔루션스 등이 공동 개발한 새 검사법을 긴급 승인했다. 코와 목구멍 속으로 면봉을 집어넣어 검체를 채취하는 기존과 달리 검사 대상자가 플라스틱 시험관에 뱉은 침을 검체로 사용해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럿거스대 연구진은 “60명을 대상으로 시험해본 결과 타액 검사 결과가 기존의 면봉 검사 결과와 100% 일치했다”고 밝혔다.
새 검사법 개발에 참여한 앤드루 브룩스 럿거스대 교수는 CNBC방송에 “타액 기반 검사는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는 의료 인력이 감염될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사 대상자와 밀접 접촉이 필요없기 때문에 검사 요원이 착용했던 마스크와 장갑 등 방역장비를 폐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새 검사법이 본격 활용되면 미국의 코로나19 검사 역량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브룩스 교수는 “하루 1만건 분석이 가능하다”며 “검사 후 48시간 내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학 측은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가 브룩스 교수에게 연락해 검사능력 향상에 대한 지원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새 검사 방법은 우선 럿거스대와 제휴한 병원에서 사용될 예정이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각 주(州) 보건당국의 집계를 종합한 결과 이날까지 296만4,726건의 검사가 진행돼 57만8,14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중 사망자는 2만3,459명이다.
미국은 검사량을 늘리기 위해 해외에도 협력을 요청했다. 로이터통신은 전날 우리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한국이 미국에 진단키트 60만개를 수출키로 했다”면서 “진단키트를 실은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 항공기가 14일 오후 한국을 출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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