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와 맺은 통화스와프를 통해 들여 온 달러 자금을 국내 시장에 세 차례 입찰했지만 응찰액은 모두 공급액수에 미치지 못했다. 응찰 액수도 횟수를 거듭할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한은은 “통화스와프 체결 이후로 달러 부족 우려가 사라지면서 국내 외환시장이 안정된 결과”라고 해석하고 있다.
한은은 14일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한 3차 외화대출 경쟁입찰을 실시한 결과, 공급한도(40억달러)의 절반 가량인 20억2,500만달러가 응찰해 전액 낙찰됐다고 밝혔다.
이날까지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은 모두 세차례 입찰에 부쳐졌는데, 모두 응찰액이 공급한도를 밑돌았다.
한은은 지난달 19일 미국 연준과 600억달러 규모로 양자간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후, 지난달 31일 첫 입찰을 진행했다. 120억달러가 공급한도였지만 응찰액은 87억2,000만달러에 그쳤다. 이달 7일 진행한 2차 입찰 때도 87억2,000만달러 공급에 44억1,500만달러만 낙찰됐다. 매 주마다 수요에 맞춰 공급 규모를 줄였지만 수요는 이보다 더 미달한 것이다.
한은은 “수요 모니터링에 기반하여 여유 있게 입찰규모를 결정했으며, 응찰규모 등에 비춰 볼 때 국내 외화자금 사정이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에도 외화자금 사정을 감안해 추가 입찰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외환시장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일이던 지난달 19일 달러당 1,285원까지 치솟았던 원ㆍ달러 환율은 이달 10일 1,208원대까지 떨어졌다. 세계적으로도 연준이 시장에 달러를 대거 공급하고, 각국 정부가 고강도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달러 유동성 부족 현상은 많이 잦아든 상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연준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은 14개 중앙은행 가운데 무제한 스와프가 가능한 일본은행의 경우 공급량이 한때 1,875억달러까지 치솟았으나 현재는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처럼 공급 한도가 정해진 국가 중앙은행 가운데는 멕시코 중앙은행이 한 차례 100% 넘는 응찰률을 보였을 뿐 대부분 수요가 공급에 미달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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