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금값이 계속 치솟고 있다. 일각에선 금값의 추가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전망 아래, 현금보유 대신 금을 적극 매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국내 금(1㎏ 현물 기준) 가격은 g당 6만7,740원으로 전날보다 2.4% 오르며 거래를 마쳤다. 2014년 금 현물시장이 개설된 이래 사상 최고가다. 금값은 지난 7일 6만4,850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10일부터 3거래일 연속 신고가를 경신 중이다.
해외에서도 금값은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 기준 금 1트라이온스(약 31.1g)는 1,744.8달러에 거래가 마감됐다.
금값 상승의 기본적인 이유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곤두박질 치자 대표 안전자산인 금으로 투자금이 몰리는 이치다. 여기에 정부 대책으로 대폭 늘어난 유동성도 금값 상승의 촉매제가 되고 있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환경이 갖춰지면서 금값이 대세 상승한 바 있다”며 “올해 금값은 온스당 1,800달러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분위기는 월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도 향후 1년 내 금 선물 가격이 온스당 1,8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투자자들에게 매입을 권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위즈덤트리는 금값이 2,000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세계 최대규모의 헤지펀드 브릿지워터를 이끄는 레이 달리오 대표는 금의 인플레이션 헤지 특성을 들어 금 투자를 장려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부터 “화폐가치 하락 가능성이 있는 현금은 투자대상으로서 쓰레기”라며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위해 금을 보유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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