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영장류 실험 돌입…이후 7월 임상시험 신청”
국내 연구진이 장 내 기생충을 제거하기 위해 복용하는 구충제 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내달 영장류 실험에 들어가기로 했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약물 재창출’ 연구에서 니클로사마이드가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보여 대웅제약, 대웅테라퓨틱스와 함께 임상시험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소에 따르면 니클로사마이드는 국내외에서 코로나19 치료용으로 연구가 진행 중인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보다 40배,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보다 26배 높은 효과를 나타냈다.
코로나19는 현재 정식 치료제가 없다. 그런데 일반적인 신약개발 절차를 거치려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기존 다른 병의 약으로 판매 또는 개발 중인 성분 가운데 코로나19에 효과를 보이는 것을 골라 치료제로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해왔다. 이 같은 연구 방식을 약물 재창출이라고 한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세포실험을 통한 약물 재창출 연구로 코로나19 치료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대웅테라퓨틱스는 니클로사마이드를 난치성 폐질환 치료용으로 개발해오던 중 올 초 동물실험에서 호흡곤란 개선, 염증반응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이에 따라 한국파스퇴르연구소와 대웅테라퓨틱스는 함께 니클로사마이드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로 했고, 오는 5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영장류에 투여해 효능을 확인하는 실험을 수행할 계획이다.
영장류에서도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확인되면 사람 대상 임상시험에 들어가게 된다. 연구진은 이르면 7월 임상시험 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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