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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보면 나이·성별 식별 가능...향후 전신 건강분석도 가능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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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보면 나이·성별 식별 가능...향후 전신 건강분석도 가능할 듯

입력
2020.04.14 11:01
수정
2020.04.14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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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준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연구팀 개발

망막안저사진 하나로 신체 나이·성별 구분

방사성 노출 없고 간단히 찍을 수 있어

앞으로는 전신 건강 상태 분석 기대감↑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박상준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박상준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눈만 보고도 나이와 성별 예측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향후 눈을 통해 전신의 건강상태까지 진단 가능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 박상준 안과교수 연구팀은 망막안저사진을 보고 나이와 성별을 정확히 예측하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김용대 임상강사(현 강동성심병원 조교수), 노경진 연구원이 함께 했다.

망막안전사진은 동공을 통해 안구 내의 구조물을 촬영한 사진이다. 안과 전문의가 육안으로 관찰하고 질환을 파악하는 목적으로 흔히 사용된다. 하지만 그동안 병명의 유무, 크기 및 위치 등에 대한 정보를 얻는데 그쳤다.

이에 박 교수 연구팀은 딥러닝 알고리즘으로 망막안저사진에 담긴 정보를 분석해 대표적 신체정보인 나이와 성별을 예측함으로써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에 축적된 41만2,026장의 망막안저사진을 이용해 알고리즘이 사진만 보고도 연령과 성별을 분석할 수 있도록 학습시킨 결과다.

표본에는 일반인뿐만 아니라 안구의 병증을 유발하는 당뇨와 고혈압이 있는 환자, 흡연자도 포함해 기저질환에 상관없이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 결과 정상인의 경우 평균 오차는 3.1세에 불과했다. 당뇨나 고혈압이 있는 경우에도 평균 오차는 3.6세로 나타났다. 알고리즘은 연령증가에 따라 안구의 변화가 두드러지는 60세 이전에서 더욱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모든 집단에서 평균오차가 2.9세를 넘지 않았으며 성별은 기저질환에 상관없이 96% 이상을 정확히 구분했다.

이번 연구결과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나이 예측의 오차가 크게 증가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는 안구의 노화가 당뇨병 등 기저질환에 의한 것인지,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것인지 등 육안상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서로 구분되는 고유의 양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딥러닝 알고리즘이 둘의 미세한 차이를 구별해 나이를 예측하는데 성공한 만큼, 망막안저사진의 정보를 보다 세부적으로 분석, 눈의 병변뿐만 아니라 전신의 질환 및 건강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박상준 교수는 “망막안저검사(사진)는 빠르고 비용이 저렴한 데다 방사선 노출이 없는 간단한 검사”라며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망막안저사진을 통해 전신의 건강상태까지 진단할 수 있다면 환자들의 경제적, 신체적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종합 학술지이자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온라인 판에 3월 12일 게재됐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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