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전문점 국내 시장 1위인 스타벅스가 수많은 경쟁사 등장과 저가 브랜드 공세에도 지난해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이디야와 투썸플레이스도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일찌감치 매장의 프리미엄화를 이루고 충성 고객을 확보해 ‘900원 아메리카노’로 불리는 저가 브랜드 커피 공세를 이겨냈다는 분석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조8,696억원, 영업이익 1,751억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매출은 22.8%, 영업이익은 22.5% 늘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또 한 번 경신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이디야(194억원), 투썸플레이스(357억원), 할리스(154억원) 실적을 합친 것보다 높다. 직영점만으로 운영되는 스타벅스와 가맹점 위주의 타사와는 실적 산정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도 스타벅스가 저력을 보여준다는 견해에 이견은 없다.
업계 안팎에선 900원의 초저가를 앞세운 커피 매장이 유명 브랜드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저렴한 가격은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과 출근길ㆍ점심시간 테이크아웃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최대 무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성적표를 놓고 보면 이 같은 전망은 틀렸다는 결론이 나온다. 점포 수 1위인 이디야 역시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갔다. 매출 2,208억원, 영업이익 194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0%대 성장했다.
지난해 CJ푸드빌에서 홍콩의 사모펀드로 주인이 바뀐 투썸플레이스도 매각으로 인한 혼란 없이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매출은 20.7% 늘어난 3,312억원, 영업이익은 22.3% 증가한 357억원을 기록했다. 할리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154억원으로 꾸준하게 150억대를 유지 중이다.
이처럼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은 국내 커피 시장이 세계에서 보기 드물 정도로 성장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은 2018년 기준 연간 353잔 수준이다. 세계 평균(132잔)보다 약 2.7배 수준이다. 커피 소비가 늘면서 원두 수입량 역시 2012년 이후 매년 13% 정도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커피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많아진 만큼 절대적인 시장 규모가 커졌다”며 “지역 관광지 곳곳에 카페거리가 생기는 것도 우리나라 커피 소비량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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