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중도 하차한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이 13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온라인상의 분할된 화면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과 동시에 나와 "나는 모든 미국인, 민주당원, 무당파, 많은 공화당원들에게 내가 인정하는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선거운동에 함께 할 것을 요청한다"며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위험한 대통령이라고 믿는 누군가를 확실히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한 번의 임기로 끝나는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나는 이 일이 일어날 수 있도록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샌더스 의원은 그러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을 향해 "우리는 백악관에 당신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어 샌더스 의원을 향해 “나는 당신이 필요할 것이다. 단지 선거를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통치하기 위해서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경제, 교육, 이민, 건강보험, 사법 정의, 기후 변화 등에 대한 이슈를 두고 태스크포스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샌더스 의원은 지난 8일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할 당시 바이든에 대한 명확한 지지를 표명하지 않은 채 남은 경선에서 투표 용지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놓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절반의 하차’라는 얘기가 나왔다.
샌더스 의원이 이날 지지자들에게 명확한 의사를 표명함으로써 바이든 측으로선 상당한 지원군을 얻게 됐다. 뉴욕타임스는 “민주당의 진보 진영을 바이든 측으로 끌어오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결에서 당을 단합시키는 중대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2016년 경선 당시 샌더스 의원이 민주당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때까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격렬하게 대립했던 것과 달리 조기에 바이든과 협력함으로써 민주당으로선 2016년 경선 후유증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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