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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벌진트 “SNS 글, 싸움 주제 될 예상 못해…이제 조용히 후원”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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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벌진트 “SNS 글, 싸움 주제 될 예상 못해…이제 조용히 후원” [전문]

입력
2020.04.13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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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벌진트가 ‘n번방’ 음란물을 가지고 있다며 경찰에 자수한 20대 남성이 극단적 선택을 해 사망한 사건에 대해 “기쁘다”고 표현한 SNS로 갑론을박이 펼쳐진 것과 관련해 심경글을 게재하며 “조용히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버벌진트 SNS 제공
버벌진트가 ‘n번방’ 음란물을 가지고 있다며 경찰에 자수한 20대 남성이 극단적 선택을 해 사망한 사건에 대해 “기쁘다”고 표현한 SNS로 갑론을박이 펼쳐진 것과 관련해 심경글을 게재하며 “조용히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버벌진트 SNS 제공

래퍼 버벌진트(본명 김진태)가 ‘n번방’ 음란물을 가지고 있다며 경찰에 자수한 20대 남성이 극단적 선택을 해 사망한 사건에 대해 “기쁘다”고 표현한 SNS로 갑론을박이 펼쳐진 것과 관련해 심경글을 게재하며 “조용히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버벌진트는 13일 자신의 SNS에 “제가 넷상에 올린 표현들이 다 박제될 것을 당연히 예상은 했지만 이게 싸움의 주제가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어제 올린 스토리는 요근래 속으로 갖고 있던 생각을 충동적으로 표출한 것이고요. 어떤 생산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려는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나잇값 못하는 저의 충동적 포스트에 응원과 동조의 DM을 수천 개씩 보내주시는 걸 보면서 부끄럽기도 하고, 지금 상황이 얼마나 엉망진창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이 글을 통해 버벌진트는 “그런 태도 및 수위의 포스팅을 만일 여성 유명인이 하셨다면 얼마나 많은 테러위협을 받을까, 그 스토리에 부들부들할 사람들 놀리려고 올린 ♥나 메롱 이모지 같은 것들이 이 사건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를 몇초나마 까먹게 만들었을 수도 있겠어서 후회된다, 혹시라도 내 SNS에 어떤 방식으로든 동조의 표시를 하신 분들이 자신들이 계속 살아가야하는 삶의 경계 안에서 어떤 불이익을 당하지는 않을까”라는 현재의 생각들을 밝혔다.

지난 12일 버벌진트는 SNS 스토리에 ‘n번방’ 음란물을 가지고 있다며 경찰에 자수한 20대 남성이 극단적 선택을 해 사망한 사건에 대해 다룬 기사 캡처 화면과 함께 “기쁘다. 몇 명 더 사망하면 기념 곡 냅니다. 신상공개도 갑시다”라는 내용의 글을 적었고, 이 글에 대해 일부 네티즌은 갑론을박을 펼쳤다. 해당 SNS 스토리 게시글이 화제가 되자 일부 네티즌은 버벌진트의 과거 음주운전 적발과 이전에 발표한 일부 곡의 가사에 부적절한 표현이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버벌진트는 “2016년 6월 16일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과 과거 저의 부끄러운 가사 라인들을 다시 언급해주시는 분들께는 고맙습니다. 리마인더니까요. 사람은, 특히 지금 한국에서 남자는 한 순간 정신줄 놓으면 어떤 악마가 될 수 있는지 끊임없이 되새기려고 합니다”라고 전했다.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버벌진트는 “이제 닥치고 조용히 후원하고 응원하고 기도할게요”라고 언급했다.

한편, 버벌진트는 1999년 데뷔 후 ‘좋아보여’ ‘충분히 예뻐’ ‘시작이 좋아’ 등의 대표곡을 발표한 래퍼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한 학력으로도 화제를 모았으며, 현재 힙합 레이블 아더사이드 대표로 꾸준히 활발한 음악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이하 버벌진트의 SNS 글 전문.

오늘 좀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네요. 제가 넷상에 올린 표현들이 다 박제될 것을 당연히 예상은 했지만 이게 싸움의 주제가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어제 올린 스토리는 요근래 속으로 갖고 있던 생각을 충동적으로 표출한 것이구요, 어떤 생산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려는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지금 드는 생각은 '그런 태도/수위의 포스팅을 만일 여성 유명인이 하셨다면 얼마나 많은 테러위협을 받을까' (실제로 용감하신 여러 분들이 목소리를 내신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 스토리에 부들부들할 사람들 놀리려고 올린 ♥나 메롱emoji같은 것들이 이 사건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를 몇초나마 까먹게 만들었을 수도 있겠다, 후회된다', '혹시라도 내 인스타그램에 어떤 방식으로든 동조의 표시를 하신 분들이 자신들이 계속 살아가야하는 삶의 경계 안에서 어떤 불이익을 당하지는 않을까' 정도입니다.

저 역시 과거에 '이게 뭐가 문젠데?' 하면서 저지른 수많은 폭력적인 또는 차별적인 행동들이 있었습니다. 나잇값 못하는 저의 충동적 포스트에 응원과 동조의 DM을 수천 개씩 보내주시는 걸 보면서 부끄럽기도 하고, 지금 상황이 얼마나 엉망진창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리고 2016년 6월 16일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과 과거 저의 부끄러운 가사 라인들을 다시 언급해주시는 분들께는 고맙습니다 리마인더니까요. 사람은, 특히 지금 한국에서 남자는 한 순간 정신줄 놓으면 어떤 악마가 될 수 있는지 끊임없이 되새기려고 합니다.

이제 닥치고 조용히 후원하고 응원하고 기도할게요.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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