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5군단, 고 김혜문 하사 유가족에 훈장 전달
“아버지가 살아 계셨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6ㆍ25전쟁 참전용사인 아버지의 무공훈장을 67년 만에 전달받은, 환갑을 넘긴 아들은 결국 눈시울을 붉혔다.
안준석 육군 5군단장은 13일 경기 가평군 66사단 사령부에서 한국전쟁 참전용사 고(故) 강혜문 하사의 부인 김경순(89) 여사와 아들 성민(65)씨 등 유가족을 초청, 이들에게 화랑무공훈장을 전달했다.
반세기를 훌쩍 넘겨 망자의 가족에게 훈장이 전달된 사연은 이랬다.
강 하사는 전쟁 발발 1년 전인 1949년 18세의 나이로 육군 6사단에 입대했다. 이후 춘천지구 전투와 신령전투, 용문산 전투 등에 참전해 전공을 세웠다. 1951년에는 중공군에게 포로로 잡혀 2년간 고초를 겪었다. 이후 그는 1953년 7월 휴전이 체결된 뒤 포로교환협정에 따라 석방됐다. 군은 그에게 같은 해 10월 무성화랑무공훈장 수여를 결정했다.
하지만 휴전 후 혼란한 상황 탓에 훈장과 증서는 강 하사에게 제때 전달되지 못했다. 강 하사도 훈장 수여 사실을 모른 채 1980년대 초 세상을 떠났다.
그러던 중 국방부가 지난해부터 전쟁 당시 혼란 등으로 무공훈장을 받지 못한 수훈대상자를 찾는 대국민 캠페인을 벌이면서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국방부에 따르면 강 하사와 같은 유공자들은 5만6,000여명에 이른다.
아들 강씨는 “아버지가 직접 훈장을 받았으면 얼마나 기뻤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아버님의 명예가 담긴 훈장을 받게 돼 감격스럽다”라고 말했다.
화랑무공훈장은 전시나 비상사태 때 전과를 올린 유공자에게 수여하는 무공훈장 5개 가운데 네 번째 등급의 훈장이다.
가평=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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