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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미스터트롯’의 진화, 트로트의 선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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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미스터트롯’의 진화, 트로트의 선순환

입력
2020.04.1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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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이 프로그램의 긍정적인 진화를 통해 트로트 장르의 선순환을 이끌고 있다. TV CHOSUN 제공
'미스터트롯'이 프로그램의 긍정적인 진화를 통해 트로트 장르의 선순환을 이끌고 있다. TV CHOSUN 제공

‘미스트롯’의 흥행과 함께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트로트 팬덤’이 어느새 국내 대중문화계의 핵으로 자리 잡았다.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자들의 인기를 든든하게 지원하는 ‘지원군’ 역할을 넘어서 트로트를 ‘시청률 보증수표’로 만들어 준 것도, 비주류 장르였던 트로트를 누구하나 무시하지 못할 ‘주류’로 끌어올리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것도 바로 이들이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미스터트롯’에서 ‘사랑의 콜센타’로 이어진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의 진화가 있었다.

지난 2일 첫 방송을 시작한 ‘미스터트롯’ 톱7의 후속 예능 TV CHOSUN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사랑의 콜센타’(이하 ‘사랑의 콜센타’)는 23.1%라는 기록적인 성적과 함께 출발을 알렸다. 지난 9일 방송된 2회 방송 역시 시청률이 소폭 하락했음에도 20.7%를 기록했다. 이는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채널)의 특수성은 차치하고, 평일 오후 방송 중인 예능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성과임에 이견이 없다.

지난 달 12일 ‘미스터트롯’이 35.7%라는 역대급 시청률과 함께 종영한 이후 제작진은 곧바로 입상자 7명을 활용한 후속 예능 제작 및 편성에 돌입했다. 종영 다음 주 방송됐던 2부작 ‘미스터트롯의 맛’이 첫 주자였다. ‘미스터트롯’에선 채 담지 못했던 톱7의 리얼한 일상부터 속 이야기까지 개개인의 캐릭터를 조명한 해당 프로그램 역시 자체 최고 시청률 23.9%를 기록하며 ‘미스터트롯’의 초대박 행진을 이었다.

제작진은 쉴 틈 없는 후속 예능 제작을 통해 ‘미스터트롯’에 열광했던 시청자들에게 ‘헤어나올 수 없는’ 떡밥을 던졌고, 프로그램의 종영 이후에도 쏟아지는 콘텐츠 속 시청자들은 충성도 높은 팬덤으로 거듭났다. 실제로 지난 2일 ‘사랑의 콜센타’ 방송을 앞두고 진행됐던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는 실시간 접속자가 무려 5만 명이나 몰리며 이들을 향한 식지 않는 인기를 입증했다.

'미스트롯'은 종영 이후 우승자 송가인과 함께 후속 예능인 '뽕따러가세'를 선보였다. TV CHOSUN 제공
'미스트롯'은 종영 이후 우승자 송가인과 함께 후속 예능인 '뽕따러가세'를 선보였다. TV CHOSUN 제공

이는 앞서 ‘미스트롯’ 방송 이후 제작진이 우승자 송가인과 함께 특별판 예능 ‘뽕 따러 가세’를 선보였던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첫 시즌이 기대 이상의 흥행을 이끌어내며 종영한 이후, 제작진은 ‘톱5’가 아닌 우승자인 송가인을 활용한 후속 예능만을 제작했다. 입상자 전원이 아닌 우승자의 후속 활동에 집중하며, 자연스럽게 팬덤 역시 출연자 개개인에게 분산됐다. ‘시너지’보다는 개인의 ‘폭발적인 화제성’에 기댔던 셈이다.

첫 번째 시즌을 마친 이후 ‘미스터트롯’으로 돌아온 제작진은 두터워진 트로트 팬층을 기반으로 보다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미스트롯’을 통해 쌓은 노하우로 팬덤과 보다 더 밀접한 호흡을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팬덤은 단단하게 결집했다. 트로트 팬덤이 본격적으로 국내 대중 문화계의 거대 소비층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한 것도 이 때 부터다.

제작진이 두 번째 시즌에서 팬덤의 확장과 결집을 위해 심혈을 기울인 포인트는 쌍방향 소통에 집중한 ‘떡밥’ 투척과 쉴 틈 없이 이어지는 후속 예능들의 론칭이었다.

‘미스트롯’에 이어 ‘미스터트롯’의 연출을 맡았던 TV CHOSUN 서혜진 국장은 “시즌1(미스트롯)에서 트로트 팬덤이 가진 힘을 이미 경험했던 상태였기 때문에 시즌2(미스터트롯)에서는 이들과 함께 호흡하는 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서 국장은 “팬덤의 요구사항을 보면 소위 ‘떡밥’의 형태로 콘텐츠를 바로 생산해내며 실시간으로 응답하려 노력했다. 방송과는 별개로 상당한 양의 콘텐츠가 유튜브로 공개되고, ‘미스터트롯’ 종영 이후 ‘미스터트롯의 맛’을 곧바로 편성한 것이 그 일환”이라며 “팬들이 집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듦으로서 팬덤의 폭과 깊이를 함께 확장하고자 했다. ‘미스트롯’ 때 쌓은 노하우가 시즌2에서 빛을 발한 셈”이라고 말했다.

‘미스터트롯’ 종영 이후 우승자뿐만 아니라 톱7 모두가 핵심이 되는 후속 프로그램들을 선보이고 있는 데 대해서도 “입상자 7명의 사이가 너무 좋을 뿐만 아니라, 7명이 모두 함께 활동을 할 때 팬덤의 집결 등에 있어 더욱 큰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톱7이 핵심 주축이 되는 프로그램을 더 제작해 볼 계획”이라며 “그들만의 콘텐츠를 보여드리는 것이 향후 목표”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시즌을 거듭하며 쌓은 노하우와 함께 프로그램이 진화하면서 트로트 팬덤 역시 날개를 달고 성장했다. 주로 오프라인에서 성행했던 트로트 팬 문화는 어느새 온라인을 점령했고, 단순히 소비하는 데 그쳤던 ‘떡밥’들이 팬들 사이에서 2차 재생산되기 시작했다. 팬덤의 연령층 역시 예전에 비해 훨씬 다양해졌다.

팬덤이 성장하면서 트로트 장르와 이들이 열광하는 출연자들에 대한 방송가의 러브콜 역시 더욱 잦아졌다. 결과적으로 트로트라는 장르 자체의 저변이 또 한 번 확대되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한 프로그램의 긍정적 진화가 팬덤과 장르를 잇는 선순환을 완성했다. 단순히 ‘흥행 공식’을 좇기에 급급한 방송가 속 프로그램을 만드는 자세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유의미한 성과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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