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의료 현장에서 소독액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알코올 농도가 높은 술을 소독액 대체재로 사용하는 것을 인정하기로 결정했다고 NHK가 13일 보도했다.
일본에선 최근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필요한 소독액이 원활하게 수급되지 않아 의료기관과 노인복지시설 등에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이에 후생노동성은 전국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주류 회사가 생산한 알코올 농도가 높은 술을 소독액 대체재로 사용하는 것을 특례로 인정한다는 방침을 통보했다.
허가 대상은 알코올 농도가 70~83%에 달하는 술로, 이보다 농도가 높을 경우엔 살균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희석해 사용할 것을 당부했다. 일부 주류 제조업체는 소독액 대용으로 활용될 것을 염두에 둔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고치현에 위치한 일본술(사케) 제조업체인 기쿠스이주조는 지난 10일부터 알코올 도수 77%인 ‘알코올 77’을 제조해 출하하고 있다. 도야마현 와카쓰루주조도 알코올 도수가 77%인 ‘도나미노 스피릿 77’을 이날부터 발매했다. 와카쓰루주조 측은 1주일에 약 1,000병을 생산, 도야마현 주변 지역의 의료기관이나 약국에 우선적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후생성은 이번 방침과 관련해 “의료기관에서 소독액 부족 해소를 위한 특례 조치로서 일반 가정에 대해선 계속해서 손 씻기 등을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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