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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루스 더해 ‘1조원 마련’ 두산이 꺼낸 카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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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루스 더해 ‘1조원 마련’ 두산이 꺼낸 카드는

입력
2020.04.13 17:57
수정
2020.04.13 21:1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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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대상으로 거론되는 두산그룹 계열사 및 사업부문. 강준구 기자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는 두산그룹 계열사 및 사업부문. 강준구 기자

유동성 위기에 빠진 두산그룹이 채권단에게 자구안을 제출했다.

두산그룹은 13일 “두산그룹과 대주주는 책임경영을 이행하기 위해 뼈를 깎는 자세로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마련했다”며 “두산중공업 또한 경영정상화와 신속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 도는 유동화 가능한 모든 자산에 대해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계획의 성실한 이행을 통해 두산중공업 경영 정상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구안은 채권단과의 협의 및 이사회 결의를 거쳐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자구안은 지난달 두산중공업에 1조원의 긴급 자금 지원을 결정한 채권단에서 두산그룹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과 그룹 구조조정 등 고강도 쇄신안을 요구하면서 제출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내용은 베일에 가려진 상태다. 업계 안팎에선 알짜 기업을 매각 대상으로 내놓고 ‘미래’ 대신 ‘생존’을 택할 것이란 시각에서부터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온다.

금융권에선 두산그룹이 최소 1조원 상당의 자금을 마련하는 자구안을 제출해야 긴급 자금 수혈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차입금인 4조9,000억원 중 올해 만기 예정인 비은행 차입금만 4조2,000억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1조원의 긴급 자금만으론 회생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금융권의 판단이다.

일단 두산그룹에서 가장 먼저 꺼낼 수 있는 카드는 핵심 계열사인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의 매각이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지분 비율이 높은 양사 매각은 채권단의 사재 출연 조건을 충족하기에 충분하다. 오너 일가의 양사 지분율은 두산솔루스가 50.48%, 두산퓨얼셀이 65.08%에 이른다. 이 가운데 두산솔루스 매각 작업은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두산그룹이 일명 국내 중견 사모펀드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두산솔루스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51%에 대한 매각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두산솔루스는 2차전지 소재인 전지박을 생산하는 업체로, 업계에서 유일하게 유럽에 생산기지를 확보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을 인정 받아왔다.

하지만 두산솔루스 매각만으론 부족하다. 6,000억~8,000억원 규모로 알려진 두산솔루스 매각만으론 1조원대의 자구책을 원하고 있는 채권단의 입맛을 맞추기가 어렵다. 또 다른 알짜 계열사인 연료전지 생산업체 두산퓨얼셀의 매각 카드가 부각된 배경이기도 하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두산중공업에서 세계 1위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워터(WATER) 사업 부문에 대한 분리 매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이 해수담수화 기술 등을 집중 육성했지만, 사업 비전에 비해 수익이 많이 나고 있지는 않다”며 “저유가 쇼크로 이 부문의 주요 고객인 중동의 오일 머니가 마를 경우 발주가 더 줄어들 수 있어, 두산중공업 입장에선 아깝지만 WATER사업을 내놓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두산건설과 두타몰 등의 매각이 언급되고 있지만 각각 부채 비율과 담보 설정 금액이 높다는 점에서 현실성은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한편 채권단 관계자는 두산그룹의 자구안에 대해 “자구안의 타당성과 실행가능성, 구조조정 원칙 부합 여부, 채권단의 자금지원 부담 및 상환 가능성, 국가 기간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두산그룹과 협의를 거쳐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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