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선거일까지 총력”… 이낙연 “낮은 자세로 한 표 호소”
범여권 180석 발언 비화 조짐에 ‘선거 투톱’ 나란히 진화 나서
더불어민주당은 4ㆍ15 총선을 이틀 앞둔 13일 ‘범여권 180석’ 발언 후폭풍을 의식해 자세를 바짝 낮췄다. 민주당이 선거에서 낙승할 것이란 ‘오만한 여당’ 프레임이 고개를 들자 내부 단속에 나선 것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 강태웅 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더불어시민당과의 합동 선거대책회의에서 “선거는 마지막까지 간절한 마음으로 호소하는 사람이 이긴다”며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의 모든 후보는 코로나19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선거일까지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날 ‘스윙보트’ 지역인 충청을 찾아 “1당은 확보했다. 과반을 만들어 달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던 것과 달리 ‘겸손 모드’로 선회한 것이다.
이 대표는 “수도권 121개 지역구 중 50개만 안정권에 들어갔고 70개는 여전히 박빙 지역”이라며 “용산, 중구, 광진 등 박빙 지역의 합리적 유권자들이 많이 투표장에 나오셔서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을 꼭 찍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주말 내내 언급했던 ‘민주당 과반론’도 언급하지 않았다.
민주당 총선 간판인 이낙연 상임공동선대위원장도 저자세를 취했다.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한 이 위원장은 “선거란 항상 끝날 때까지 알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긴장을 늦추지 말고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범여권 180석’ 발언이 선거 악재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자 민주당 선거 투톱이 나란히 진화에 나선 것이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 행보에선 선거 승리 자신감도 읽혔다. 이낙연 위원장은 이날 민주당 열세 지역인 대구ㆍ경북(TK)의 포항, 구미, 안동을 차례로 찾아 “코로나19 극복에 필요한 안정 의석을 달라”고 호소했다. 이 위원장의 TK 방문은 처음이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역시 포항과 대구를 찾아 민주당 후보를 지원했다. 민주당이 험지인 TK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메시지이지만, 격전지 대신 열세지역을 찾을 정도의 여유가 민주당에 있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포항ㆍ구미ㆍ제천=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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