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마침내 국민보건서비스(NHS)의 가치를 깨닫고 빚을 갚는 데 주력할 수 있을 것이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1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으로 중환자실 신세까지 졌던 존슨 총리의 퇴원 소식에 이런 예상을 덧붙였다. 그간 보수당 정권이 지속적으로 NHS 지원 예산을 축소한 결과 코로나19 대응력이 현저하게 떨어졌음을 꼬집은 것이다.
신문은 존슨 총리가 이날 트위터 영상을 통해 퇴원 소식과 함께 “NHS에 진 빚을 표현할 길이 없다”고 말한 데 대해 “필요할 때만 법석을 떨며 환영하고 긴급상황 이후엔 내쫓는 일을 그만둬야 한다”고 비판했다. 일간 가디언도 “보수당 집권기 중 최근 6년간 비상용 의료장비 비축 예산이 3억2,500만파운드(약 4,950억원) 축소됐고 물량도 40%나 줄었다”고 폭로했다.
실제 의료현장에선 검사역량 부족과 느린 대처, 의료진ㆍ의료장비 부족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다. 이미 2016년 이후에만 4만여명의 의사ㆍ간호사가 NHS를 떠났고, 노인들에게 제공한 인공호흡기를 젊은 층이나 경증환자에게 돌려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영국의학협회는 “개인보호장비(PPE) 공급량도 위험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영국은 이날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8만5,000명을 넘었다. 특히 사망자는 이탈리아ㆍ미국ㆍ스페인ㆍ프랑스에 이어 5번째로 1만명대가 됐다. 주요국 정상 중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존슨 총리는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NHS 의료진에게 감사한다”고 말해 왔다. 그는 당분간 지방 관저에서 치료에 집중할 예정이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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