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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코로나19 ‘엔드 게임’

입력
2020.04.13 18: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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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엔드 게임’은 언제 도래하는 걸까. 전문가들은 종식이라는 개념을 생각할 수 없을 지 모른다고 조심스레 전망한다. 사진은 체스판의 엔드 게임.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의 ‘엔드 게임’은 언제 도래하는 걸까. 전문가들은 종식이라는 개념을 생각할 수 없을 지 모른다고 조심스레 전망한다. 사진은 체스판의 엔드 게임.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가 잠잠해진 듯하던 중국에서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늘었다. 12일 본토 내 일일 확진자 수가 30여 일 만에 세 자릿수(108명)를 기록한 것이다. 해외 역유입 사례가 98명이지만, 지난 달 25일과 8일 후베이성과 우한의 이동 제한을 풀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중국은 지난달부터 31개 성과 시의 공장 조업도 재개한 상태다.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한 시점은 공교롭게도 후베이성 봉쇄 해제 조치 이후 코로나19 잠복기인 14일이 지난 뒤부터다.

□ 한국이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한 지 14일로 25일째다. 미국ㆍ유럽보다 고강도 거리 두기가 안착한 걸까. 구글의 답은 ‘아니오’다. 13일 구글의 ‘공동체 이동 보고서’에 따르면,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 한국인의 공원 나들이는 이전보다 되레 46%나 증가했다. 체감 착시를 구글은 숫자로 증명한다. 다만, 식당 카페 쇼핑몰 같은 소매ㆍ오락 시설 방문은 17% 줄었다. 밀폐된 공간을 찾는 대신 야외 활동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이다.

□ 확진자 수가 급증한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프랑스는 종류 불문하고 모든 외출이 크게 줄었다. 미국은 공원(-20%)은 물론 소매ㆍ오락 시설 방문도 49% 감소했다. 이탈리아도 공원과 소매ㆍ오락 시설 방문율이 각각 90%, 95% 급감했다. 스페인 독일 프랑스의 경우 공원은 61~90%, 소매ㆍ오락 시설은 58~94%가량 찾는 비율이 떨어졌다. 조사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위치 기록 통계를 기반으로 했다. 이달 3~5일과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1월 3일~2월 6일의 동선 중간값(median value)을 비교한 결과다.

□ 구글의 보고서는 한국이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한창이던 열흘 전 수치다. 그보다 앞서 거리 두기 초기인 지난달 27~29일의 공원 방문율도 이전보다 51%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이번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자체들은 축제마저 취소했지만 주말마다 산으로, 들로 나가는 이들은 더욱 많아진 것이다. 13일 0시를 기준으로 닷새째 신규 확진자 수가 50명 미만을 이어가자, 슬금슬금 ‘끝나가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고개를 내젓는다. 종식 개념을 생각할 수 없으리란 전망도 있다. 주춤하더니, 다시 기지개를 켜는 중국 상황을 봐도 그렇다. 코로나19 ‘엔드 게임’은 아직 먼 얘기다.

김지은 논설위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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