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 사회복무요원과 대화명 ‘태평양’ 추가 기소
검찰이 미성년자 등 여성을 협박해 성착취 동영상을 제작ㆍ유포하며 거액의 범죄수익을 올린 혐의를 받는 텔레그램 ‘박사방’ 주범 조주빈(25)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조주빈 일당을 피해자 물색부터 성 착취 영상물 제작과 유포, 수익 인출 전 과정에서 역할을 세세하게 분담한 '유기적 결합체'라고 결론 내리면서, 추가 공범 수사를 하면서 범죄단체조직죄의 적용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 태스크포스(총괄팀장 유현정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은 13일 조주빈을 아동ㆍ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ㆍ배포 등) 등 14개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주빈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미성년자 8명과 성인 여성 17명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물 등을 제작한 뒤 영리 목적으로 텔레그램을 통해 배포ㆍ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10월 A(당시 15세)양에게 나체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고, 한모(27ㆍ구속)씨에게 피해자를 직접 만나 성폭행하려 한 혐의도 받는다. 조주빈은 또 올해 1월 박사방의 실태를 짚는 방송을 막을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극단적 선택을 예정하는 녹화를 하게 하는 등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피해자 5명에게 박사방 관련 영상 촬영 등을 강요 또는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공범인 수원시 영통구청 사회복무요원 강모(34)씨 등 2명으로부터 여성 피해자들과 피해자 가족들의 개인정보를 부정한 목적으로 제공 받은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도 받는다. 프리랜서 기자 김웅씨에게 “중요 인사의 비위 등 정보가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를 주겠다”고 속여 1,500만원을 가로챈 사기 혐의도 적용됐다. 또한, 피해 여성을 시켜 자신이 운영하는 박사방과 적대 관계에 있는 피해자 신상을 알아내 강제추행죄로 허위 고소하게 한 무고 혐의도 추가됐다.
검찰은 조주빈이 보유한 가상화폐 지갑 15개, 증권예탁금 및 주식, 현금 1억3,000만원 등에 대해 1차적으로 몰수ㆍ추징 보전을 청구하고, 추가 범죄수익에 대해서 경찰과 협업해 추적 중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피해자들의 유출된 개인정보와 성착취 영상물로 인한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방송통신위원회에 삭제 및 관련 링크 접속 차단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공범인 사회복무요원 강모씨와 대화명 ‘태평양’ 이모(16)군도 추가 기소했다. 올 1월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강씨는 이날 살인예비, 아동ㆍ청소년이용 음란물 제작 혐의가 더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추가 확인되는 공범 및 여죄도 철저히 수사하고, 범죄단체조직죄 적용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13세 미만의 아동ㆍ청소년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의 신상을 필수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의무적 신상공개 명령’을 시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정비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조주빈의 공범으로 ‘부따’라는 대화명을 사용하는 강모(18)군 또한 신상공개 심의위원회에서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경찰은 박사방 참여자들을 모집ㆍ관리하고 범죄 수익금을 조씨에게 전달한 혐의에 대한 수사를 마친 뒤 16일쯤 강군을 검찰로 송치하기에 앞서 위원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또 박사방에 드나든 유료회원 30여명을 추가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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