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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 장수하늘소, 짝짓기 번식 성공… 다른 서식지 간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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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 장수하늘소, 짝짓기 번식 성공… 다른 서식지 간 처음

입력
2020.04.13 14:09
수정
2020.04.13 19: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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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문화재연구소서 애벌레 부화… “유전적 다양성 확보 계기”

이달 초 부화한 장수하늘소 애벌레. 지난해 8월 강원 춘천에서 발견된 장수하늘소 암컷이 낳은 알에서 부화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이달 초 부화한 장수하늘소 애벌레. 지난해 8월 강원 춘천에서 발견된 장수하늘소 암컷이 낳은 알에서 부화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멸종 위기에 몰린 천연기념물 장수하늘소가 짝짓기 번식에 성공했다. 서식지가 다른 장수하늘소 간 번식이 국내에서 이뤄진 건 처음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8월 강원 춘천에서 애벌레 상태로 발견된 장수하늘소 암컷 한 마리가 자라서 알을 낳았고 그 알에서 다시 애벌레가 부화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에 산란한 암컷 장수하늘소는 지난해 춘천에서 발견된 유충 7마리 중 하나가 자란 성충이다. 당시 5마리가 국립문화재연구소로, 2마리가 국립과천과학관으로 옮겨졌다. 연구소는 먼저 성장한 암컷을 2017년 경기 포천의 광릉숲에서 발견된 수컷과 짝짓기시켰다. 지난달 중순쯤 산란이 이뤄졌고 이달 3일 알에서 처음 애벌레가 나왔다. 번식에 성공한 암컷은 지난달 말 죽었다. 장수하늘소는 유충 기간이 5년 정도 되지만, 성충의 수명은 2~3개월에 불과하다.

춘천에서 장수하늘소가 눈에 띈 건 50년 만이다. 장수하늘소는 1968년 곤충 중 처음으로 천연기념물(제218호)로 등록됐지만 주 서식지인 포천 광릉숲 이외에선 발견되지 않았다. 춘천은 장수하늘소가 흔한 주요 서식지였지만 1967년 소양강댐 건설이 시작되면서 사라졌다. 이번에 유충이 발견된 지역은 원래 서식지 근처였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성충으로 탈바꿈한 춘천 장수하늘소 암컷. 같은 해 8월 춘천에서 애벌레 상태로 발견됐다. 국립과천과학관 제공
지난해 12월 성충으로 탈바꿈한 춘천 장수하늘소 암컷. 같은 해 8월 춘천에서 애벌레 상태로 발견됐다. 국립과천과학관 제공

문화재연구소는 이번 번식을 장수하늘소 개체 수 확대로 연결 지을 방침이다. 남은 춘천 장수하늘소 4마리 중 암수 각 1마리끼리, 나머지 수컷 2마리는 광릉숲 암컷 2마리와 짝짓기를 유도할 계획이다.

이성경 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포천과 포천 외 지역 짝짓기라 유전적 다양성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인공 증식으로 개체 수가 어느 정도 늘면 원래 살던 곳에 방사해 자연 서식지가 복원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딱정벌레목 하늘소과에 속하는 장수하늘소는 멸종위기종으로 한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에 분포한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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