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입국을 막은 국가에 대해 사증(비자) 면제ㆍ무사증 입국 제한 조치가 취해진 13일 인천국제공항의 하루 이용객 수가 4,100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2001년 개항 이래 처음이다. 인천공항공사가 위험 단계로 설정한 7,000명 아래로 열흘째 밑돌았으나 공사 측은 “현재 공항 기능 추가 축소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13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하루 여객은 4,014명(이중 입국은 3,206명)으로 예측됐다. 일일 여객이 5,000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달 6일 4,581명(입국 3,981명) 이후 두 번째다. 4,100명 선이 무너진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일일 여객은 이달 4일 6,710명(입국 5,811명)으로 7,000명 선이 깨진 이후 열흘째 4,000~6,000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주말인 지난 11일 6,206명에 이르는 입국 수요에 힘입어 6,965명으로 7,000명 턱밑까지 갔으나 12일 5,513명(입국 4,140명)으로 다시 떨어졌다.
해외 교민과 유학생 귀국 수요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해외 유입을 막기 위해 이날부터 외국인 입국 제한 강화 조치가 추가로 도입되면서 이 같은 추세는 갈수록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공사는 앞서 일일 여객이 일주일 이상 3,000~7,000명 수준에 머물면 일부 상업시설과 탑승동 운영을 중단하고 제3활주로를 폐쇄하는 ‘2단계 비상운영’에 들어가기로 했다. ‘부분 셧다운’에 해당한다. 공사는 일일 여객이 지난달 24일 1만명 아래(9,316명)로 떨어지자 같은 달 26일 위기대응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공항 기능을 일부 축소하는 1단계 비상운영에 돌입했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 측은 이날 “코로나19 확진자 추이와 고용 문제, 입점 업체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하고 분야별로 세부적으로 검토한 결과 현 단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한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린 국가 중 비자 면제 협정을 체결했거나 무사증 입국을 허용한 90곳에 대해 비자 면제를 13일부터 잠정 정지했다. 국내 입국을 원하는 사람은 현지 한국 공관에서 비자를 발급 받아야 한다. 또 지난 5일까지 외국인에게 발급한 단기비자의 효력도 정지했다. 비자를 발급 받으려면 신청일로부터 48시간 이내에 의료기관에서 이상 소견이 없다는 검사서를 받아 제출해야 한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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