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거래 혐의를 받는 바이오 벤처기업 신라젠 전 대표 등 임원들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연기됐다.
13일 서울남부지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열릴 예정이었던 이용한(56) 전 대표이사, 곽병학(56) 전 사내이사 등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16일로 연기됐다.
이 전 대표는 2008~2009년에 대표이사를 지냈고, 문은상(55) 현 대표이사의 친인척인 곽 전 감사는 2012~2016년에 이 회사의 감사와 사내이사를 역임했다.
이들은 신라젠의 항암제 후보물질 ‘펙사벡'의 임상 중단 사실이 공시되기 전에 회사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도하고 손실을 회피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8월 신라젠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최근 임원진 2명에 대해 구속영장까지 청구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라젠은 항암제 후보물질 ‘펙사벡’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때 상장 1년 반 만에 코스닥 시가총액 2위에 오를 정도로 급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2019년 8월 2일 글로벌 임상시험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며 주가가 폭락했다. 이때 일부 경영진은 주식을 미리 팔아 손실을 회피했다. 반면 15만명에 이르는 소액주주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았다.
한편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피해자들은 이날 남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라젠 등 피투자기업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7,000억원대 불법 투자금모집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이철 전 VIK 대표는 2014년 신라젠 최대주주였고, 이후 VIK는 신라젠 지분을 장외주식 시장에 팔아 수백억 원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신라젠은 1조원대 다단계 사기집단 VIK가 성공사례로 자화자찬하던 곳이었지만 비극적 실패를 보여줬다”며 “검찰은 다단계 모집책들 전원과 피투자기업을 철저히 조사하여 범죄 수익의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ㆍ사진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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