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확진자 2명 추가… 안정화 단계지만 재확산 학습효과에 경기침체 여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 ‘0명’을 기록한 뒤 첫 주말을 맞은 대구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교회들이 부활절을 맞은데다 4·15총선 막바지 유세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고통스런 시간을 견뎌낸 대구는 ‘안정화 단계’로 방심했다 요양병원과 정신병원의 무더기 확진자에 놀랐던 학습효과를 기억하고 있다. 곤두박질 친 지역경기 역시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아 대구의 일상이 돌아왔다고 보긴 이르다.
가랑비와 햇빛이 오락가락한 12일 대구는 확진자가 2명만 추가된 6,816명으로 집계됐다. 2월18일 국내 31번째이자 대구 첫 확진자가 나온 후 52일 만인 지난 10일 확진자 발생 0명, 11일엔 7명에 머문 터라 상황은 확연히 잡혀가고 있다.
이로 인한 기대는 곳곳에서 확인됐다. 부활절을 맞은 대구제일교회에는 사람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마스크를 낀 신자들은 입구에서 체온을 측정하고 출입명부에 이름과 연락처를 쓴 후 손소독제를 발랐다. 예배 규모가 평소 부활절처럼 크지 않았고 신자수도 적었지만 확진자 감소세에 따른 희망이 읽혔다.
한 신자는 “2m씩 떨어져 앉아 예배를 보면서 하루 빨리 신종 코로나 사태가 끝나기를 기도했다”고 말했다. 이날 대구에서는 363개 교회가 예배를 봤다.
500년 역사상 처음으로 문을 닫기도 했던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에도 활기가 돌았다. 칼국수, 호떡 매대 등 상가 상당수가 손님맞이로 바빴다. 옷가게가 밀집한 동산상가 1, 2층에선 오랜만에 환한 미소가 눈에 띄었다. 희망의 불씨가 생겨났음에도 점포 대부분은 아직 천막을 걷지 않고 휴업 상태였다. 이곳 옷가게 주인은 “두 달 가까이 가게에 나와있어도 장사를 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라며 “확진자가 줄었다곤 하지만 평상시로 돌아가려면 한참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성당들도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계산성당은 부활절 일반 신자들의 참석을 불허해 한산했다. 사제단 중심으로 미사를 진행하고 유튜브로 생중계하는 방식은 초창기와 달라진 게 없었다.
대구 최대 번화가인 동성로는 낮과 밤이 두 얼굴이었다. 일부 가게가 문을 닫은 낮에는 유세 차량도 조용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었다. 하지만 동성로의 밤거리는 밀려드는 젊은이로 술집마다 발디딜 틈이 없었다. 10일, 11일 대구에는 1,332개 유흥주점 중 1,201개(90.2%) 업소가 휴업에 동참했으나 나머지 가게들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거리가 멀었다. 중구의 한 유흥주점은 이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밀접접촉을 묵인하다 19일까지 폐쇄조치 되기도 했다.
반면 신종 코로나 최일선인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의료진은 여전히 숨돌릴 여유가 없었다. 이날 병동 앞에선 개인 물품이 든 검은 봉지를 들고 주의사항을 듣는 의료진이 눈에 띄었다.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종교기관들이 부활절인데도 방역 준수사항을 잘 이행하고 있다”며 “의료진과 자원봉사자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사회적 거리두기와 개인위생수칙을 잘 지켜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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