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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년 외대 계란 사태 ‘보수 원로’ 정원식 전 총리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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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년 외대 계란 사태 ‘보수 원로’ 정원식 전 총리 별세

입력
2020.04.12 17:35
수정
2020.04.12 21:1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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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정부 시절 국무총리로 재직했던 정원식 전 총리가 별세했다. 향년 91세. 연합뉴스 자료사진
노태우 정부 시절 국무총리로 재직했던 정원식 전 총리가 별세했다. 향년 91세. 연합뉴스 자료사진

1991년 한국외대 계란 투척 사태 당사자였던 ‘보수 원로’ 정원식 전 국무총리가 12일 별세했다. 3개월여 전부터 신부전증으로 투병하던 정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숨을 거뒀다. 향년 92세.

1928년 황해도 재령군에서 태어난 정 전 총리는 서울대 교육학과 졸업 후 같은 학과 교수, 사범대학장을 지냈다. 1988년 노태우 전 대통령 때 문화교육부 장관으로 입각했다. 당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창립되자 “교원의 정치활동을 인정할 수 없다”며 교사들을 해임하는 등 강경한 조치를 취한 것이 대표적인 일화다.

문교부 장관에서 물러난 뒤 한국외대 등에서 교육학 특강 등을 하던 고인을 노 전 대통령은 1991년 5월 다시 총리로 발탁했다. 총리 취임을 앞두고 있던 6월 한국외대에서 고별 강의를 하고 나오던 정 전 총리가 운동권 학생들이 던진 계란, 밀가루 등을 뒤집어쓴 모습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뇌리에 박혀있다. 91년 봄부터 학생시위가 이어지던 상황에서 계란 투척 사태 후 참여 학생 상당수가 사법 처리되고, 학생운동 비판 여론이 거세지는 계기가 됐다.

고인은 유독 평양과도 인연이 많았다. 총리 재임 중 평양을 방문한 횟수만 세 차례에 이른다. 1991년 남북 화해ㆍ불가침ㆍ교류 협력 등의 내용이 담긴 ‘남북기본합의서’ 서명 당사자이기도 했다.

1992년 10월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정 전 총리는 민주자유당(민자당) 대통령선거대책위원장을 거쳐 김영삼 전 대통령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1995년엔 당시 국회의원이던 이명박 전 대통령을 민자당 경선에서 물리치고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으나 야당이었던 민주당 후보 조순 전 경제부총리에게 밀렸다. 정 전 총리는 이후 대한적십자사 총재, 파라다이스복지재단ㆍ유한재단 이사장 등도 지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유족으로는 부인 임학영 여사와 딸 신애ㆍ은혜ㆍ수영ㆍ현주씨가 있다. 발인은 14일 오전 8시,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 (02)3010-2295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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