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당의 기호가 4번이기 때문에 잘못하면 네 번째 칸으로 갈 염려가 있어서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4ㆍ15 총선을 사흘 앞둔 12일, 수도권 지원유세에 나선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유세차량에서 마이크를 내려놓을 때마다 “미래한국당은 네 번째 칸이 아닌 둘째 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통합당의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기호 4번’이라 통합당 지지자들이 정당 투표용지에서 ‘네 번째 칸’인 정의당을 찍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투표 용지에 각각 기호 1, 2번(의석 수 기준)으로 인쇄되는 더불어민주당과 통합당은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아 정당 투표용지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지난해 말 개정된 공직선거법에는 ‘지역구 당선자가 많을수록 비례대표 당선자가 줄어드는 구조’의 준연동형비례대표제가 일부 도입돼, 지역구 당선자가 많은 거대 정당들이 위성정당을 창당하는 꼼수를 썼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당 투표용지는 원내 의석 수를 기준으로 민생당(기호3번), 미래한국당(기호4번), 더불어시민당(기호5번), 정의당(기호6번) 순으로 인쇄됐다. 기호 4번인 미래한국당은 네 번째가 아닌 두 번째 칸에 오고, 기호 6번인 정의당이 네 번째 칸에 올라가는 것이다.
때문에 통합당 내부에서는 지지자들이 미래한국당의 기호(4번)를 투표용지 위치(둘째 칸)와 혼동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로 이날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10~11일 이틀간 치러진 사전투표에서 정당투표 ‘4번’과 ‘넷째 칸’을 혼동한 고령 유권자들이 미래한국당 대신 정의당에 투표했다는 글이 돌아다니기도 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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