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부터 검진, 자가격리 과정까지 상세설명
“자가격리 대상자라면 집에만 있어야” 강조
해외에서 한국으로 입국한 유학생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속출하는 가운데 의무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하는 이들도 등장해 공분을 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해외에서 입국하려는 이들을 위해 자가격리 과정을 상세히 보여주고 수칙을 지킬 것을 당부하는 한 유학생의 영상이 12일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런던의 UCL 대학에서 약학을 공부하는 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유튜버 ‘WanderJess 재이’는 최근 1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자신의 채널에 ‘유럽발 입국 24시간 시설 격리 후기’ 영상을 올려 입국 후 자가격리까지의 과정을 영어로 자세히 소개했다. 그는 대학 수업과 시험이 중단되면서 지난달 한국에 들어오게 됐다고 밝혔다.
그의 영상에 따르면 입국심사 당시 공항 직원들은 체온을 측정, 입국자들에게 설문지를 작성하도록 하고 이후 1대 1 조사를 통해 증상 유무를 물었다고 한다. 검역 통과 전에는 국가에서 만든 자가진단 앱(응용소프트웨어)을 설치, 검역하면서 직원들이 앱에 적은 연락처가 본인의 번호가 맞는지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무증상자도 국가에서 정한 시설에서 24시간 격리하도록 하는 방침에 따라 그는 천안의 한 리조트로 배정됐다. 그는 도착해서도 전날 입국한 사람들이 체크아웃한 후 시설 내부를 전체 소독, 3시간 이상 환기한 후 입장할 수 있어 5시간 정도 대기 후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한다.
‘WanderJess 재이’는 문 앞으로 배달된 식사를 한 후 임시진료소에서 검사, 다음날 아침식사까지 마친 뒤 정오쯤 음성판정을 받았고, 이후 14일 자가격리를 위해 자택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성일 경우 생활치료시설이나 병원에 입원 조치를 하게 된다.
다만 그는 “더 이상은 모든 유럽발 입국자에게 이 같은 시설 격리 과정을 하지는 않는다고 들었다”라며 “전 세계 모든 곳에서 상황이 점점 안 좋아지고 있고 더 많은 사람들이 한국으로 돌아오고 있는 상황에서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후 지역 보건소에서 온 택배의 포장을 개봉하며 내용물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안에는 자가격리 대상자라는 공식 격리 통지서와 자가격리 수칙 외에 격리기간 동안 정신 건강을 다루는 법과 도움 받을 수 있는 기관 정보가 담겨있었다. 아울러 감염주의가 표시돼있는 쓰레기 봉투와 손 세정제, 소독 스프레이 2병, 마스크 수개와 체온계도 동봉됐다.
그는 “최근 해외에서 한국으로 들어와 검사 결과 상관없이 14일 자가격리를 지켜야 하는 사람들이 증상이 없다거나 검사 결과가 음성이라는 이유로 너무나 이기적으로 아무 곳이나 돌아다니는 경우가 있다”라며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왔더라도 검사 직전, 검사 후 기다리는 시간 또는 집에 돌아가는 길에 감염됐을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한국 상황이 점점 나아지는 것 같아 귀국을 결심한 거라면 일단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과 상황을 더 낫게 만들어준 사람들에게 감사해야 하고 이제 우리가 기여할 차례”라며 “귀국 후 부모님과 포옹 한 번, 식사 한끼 같이 하지 못했지만 괜찮다. 이게 내가 따라야 하는 규칙이고 나를 환영해준 사회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니까”라고 말했다. 아울러 “자가격리 대상자라면 무조건 집에만 있으라”고 재차 당부하기도 했다.
이 영상을 접한 국내 누리꾼들은 “일부 개념없는 사람들 때문에 유학생들이 싸잡아 매도되는 게 속상하다”(재****), “유학생 분들은 나라가 이렇게 힘쓰는 만큼 모두 한 마음으로 코로나19를 이길 수 있도록 2주 자가격리를 제발 지켜달라”(mi****)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해외 누리꾼들 또한 “여기서는 손 세정제와 마스크를 찾아보기도 어려운데 굉장히 잘 준비된 국가 같다”(L****), “한국은 사실상 세계 어느 나라보다 이 모든 상황을 잘 통제하고 있는 것 같다”(P****) 등의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처음 기사 작성시 유튜브 ‘WanderJess 재이’ 채널에 콘텐츠 인용에 대한 사전 허가를 구하지 않은 점 사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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