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를 마감한 결과 전남지역 투표율이 35.77%로 역대 광역자치단체 사전투표율 최고치를 경신했다.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전날 오후 6시까지 이틀간 제21대 총선 사전투표를 종료한 결과, 전남은 사전투표소 297곳에서 전체 선거인수 159만2,850명 중 56만9,697명이 사전투표를 마쳐 35.77%를 기록해 전국에서 투표율이 가장 높았다. 전남에서 가장 높은 곳은 함평군으로 46.54%를 기록했다.
전남의 역대 사전투표율은 2014년 제6회 지방선거 18.05%, 2016년 제20대 총선 18.85%, 2017년 제19대 대선 34.04%,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31.73%로 매번 전국 최상위권을 차지해 왔다.
전남지역 사전투표율이 높은 것은 농촌지역 고령화로 개별 선거가 힘들어 마을별 집단투표 성향이 있는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노인당과 마을회관 등이 폐쇄된 상태에서 집에서만 지내다 기분전환을 위해 사전투표를 계기로 외출하려는 욕구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신분증만 있으면 전국 어디서든지 자유롭게 사전 투표할 수 있는 편의성도 투표율을 높이는데 한몫을 했다.
특히 함평군의 경우 군수 보궐선거에 5명의 후보가 나서 치열한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 높은 사전투표율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유권자 김모(85ㆍ전남 나주시)씨는 “마을 청년들이 사전투표하러 간다기에 같은 차를 타고 나섰다”며 “코로나19로 노인당과 마을회관이 닫아서 집에만 있다가 공식적인 외출이 가능해 기분전환도 할 겸 많은 사람들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남도 선관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투표율이 낮아질 것이 걱정됐는데 오히려 사전투표율이 높아 놀랐다”며 “원래 투표참여가 높은 지역인데다 신분증만 있으며 어디서든 투표가 가능한 제도적 편의성과 여유 있게 투표하려는 분위기 등이 사전투표율을 높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주도 95곳의 사전투표소에서 전체 선거인수 120만8,263명 중 38만8,802명이 투표를 마쳤다. 투표율은 32.18%로 전북 34.75%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았다.
광주지역에서 최고 투표율을 보인 곳은 동구로 36.21%로 집계됐다.
광주의 사전투표율은 2014년 제6회 지방선거 13.28%, 2016년 제20대 총선 15.75%, 2017년 제19대 대선 33.67%,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23.65%로 나타났다.
광주지역 사전투표율이 높은 것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따른 군소정당 후보들의 출마가 늘어난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혼잡한 선거 당일을 피하려는 경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군소정당 광주시당 당직자는 “군소정당 후보들이 늘어난데다 코로나19로 선거일보다 상대적으로 여유 있게 투표하려는 경향이 사전투표율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며 “사전투표율이 높아 군소정당에 다소 유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ㆍ전남 선거구 18곳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인 민생당ㆍ무소속 후보들이 양강 구도를 보이고 있어 높은 사전투표율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며 마지막 선거운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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