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작은 선물이지만 저희 성의를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힘을 합치고, 마음을 함께하면 반드시 고난을 극복할 것이라 믿습니다. 아울러 금호석유화학이 보내주신 변함없는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대구 힘내세요! 한국 힘내세요!”
한국에 라텍스 장갑 40만장을 기부한 중국 업체 중홍보림(中紅普林)의 샹수쥔(桑樹軍) 회장이 12일 2,400여명의 임직원을 대표해 전한 인사말에선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가 그대로 전해졌다. 중홍보림의 기부는 원료 공급사인 금호석화가 먼저 마스크를 기부한 것에 대한 보답이었다. 금호석화는 중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했던 지난 1월 중홍보림에 마스크 비축분 2,000개를 전달했다. 거래처 직원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선의였다. 중홍보림 관계자는 “전 직원이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데, 당시 중국 전역에서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웠다”며 “따로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는데도 금호석화가 먼저 마스크를 보내줘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중홍보림의 기부 소식은 또 다른 거래처인 말레이시아의 센트럴 메디케어에도 전해졌다. 이 회사는 금호석화가 기증을 위해 장갑을 구매하겠다는 얘기를 듣고, 라텍스 장갑 100만장을 내놨다. 하직(Haziq) 센트럴 메디케어 대표는 “우리 회사 최고의 파트너인 금호석화의 선행 의지를 보고 기부에 동참키로 했다”며 “오랜 친구를 위해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금호석화와 해외 거래사에서 기부한 라텍스 장갑 200만장은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에 전달됐다. 금호석화와 대한적십자사가 발벗고 나선 덕분에 통관 과정도 신속히 이뤄졌다.
금호석화는 라텍스 장갑의 원료인 니트릴부타디엔(NB) 라텍스의 글로벌 1위 생산업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거래사와의 비즈니스 관계가 국가 간 인도적 교감으로 발전해 뿌듯하다”며 “이를 계기로 더 두터운 신뢰를 쌓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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