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긴급사태가 선포된 뒤 첫 주말인 11일 수도 도쿄 지역의 신규 확진자 수가 190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인파가 많은 일본 각지 주요 거리들은 유동인구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보도도 잇따랐다.
교도통신은 이날 도쿄지역에서 새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90명을 넘는다고 전했다. 이는 하루 기준으로 가장 신규 확진자 수가 많았던 전날(10일)의 189명을 넘는 수치다. 전날까지 도쿄의 확진자 수는 1,705명으로 이날 확진자 수까지 포함하면 1,900명에 육박하게 됐다.
NHK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평소 인파가 많은 일본 각지의 주요 거리들은 유동인구가 크게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평소 주말이면 수많은 젊은이로 붐비던 도쿄 하라주쿠(原宿)의 다케시타 거리에선 이날 의류 매장과 잡화점 등 많은 상점이 문을 닫았고, 행인들이 드문드문 눈에 띌 정도로 한산했다. 한 음식점은 가게 문을 열고 1시간이 지났지만 손님이 없었다며 예약이 들어오지 않으면 오후 6시쯤 영업을 마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념품 매장을 운영하는 70대 남성은 “외국인 관광객이 오지 않아 긴급사태 선포 전부터 이미 많은 상점이 쉬고 있었다”면서 망하는 가게들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 봤다. 긴자(銀座)와 시부야(澁谷) 등 번화가로 명성을 떨치던 다른 주요 거리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역시 긴급사태 선포 지역인 오사카(大阪)에서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꼽히는 도톤보리(道頓堀) 주변도 많은 점포가 임시휴업에 들어가고 행인들은 확 줄어든 모습이었다. 한 60대 남성은 “가게가 닫히고 왕래하는 사람도 현저히 줄어 다른 세계에 와 있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후쿠오카(福岡)의 상업 중심지인 덴진(天神) 등에서도 행인이 띄엄띄엄 보일 정도로 평소와는 다른 장면이 연출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지난 7일 도쿄도 등 7개 광역지역에 긴급사태를 선포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사람 간 접촉을 평소보다 최대 80% 줄여야 한다며 대외활동 자제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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