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 등 17개 국가에서 진행된 4ㆍ15 총선 재외선거 투표의 개표가 현지에서 이뤄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및 항공편 중단에 따른 조치다. 현지 개표가 이뤄지는 것은 2012년 재외선거 도입 이후 처음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10일 피지 등 17개국 18개 재외공관에서 이뤄지는 선거에 대해 공관개표(현지개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지 개표가 이뤄지는 곳은 피지 외에 동티모르, 라오스, 아프가니스탄, 니카라과, 브라질, 코스타리카, 파나마, 우즈베키스탄, 조지아(트빌리시분관), 타지키스탄(두샨베분관), 투르크메니스탄, 폴란드, 나이지리아, 나이지리아(라고스 분관), 르완다, 마다가스카르, 카메룬 등이다.
선관위는 외교부와 재외공관, 운송업체 등과 협의를 거쳤으나 항공편 운항이 전면 중단돼 투표함을 국내 개표소로 들여올 방법이 없었다고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공직선거법(제218조의24)에서는 재외투표함을 국내 개표소로 옮겨와 시ㆍ군ㆍ구 선거관리위원회가 개표하도록 한다. 다만 천재지변과 전쟁·폭동, 그 밖에 부득이한 사유로 국내 반입이 어렵다고 판단될 때는 현지 개표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조항이 적용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선관위는 혹시라도 발생할 사고 상황을 막기 위해 관련 지침 및 매뉴얼을 재외공간에 전달했다. 또 개표가 이뤄지는 24시간 재외선거상황실을 국내에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권순일 중앙선관위원장은 이날 재외국민 선거 제한과 관련해 “55개국, 91개 재외공관의 재외선거사무 중지 결정은 코로나19라는 세계적 재난 속에서 재외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의 책무를 이행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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