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빅매치’ 이낙연ㆍ황교안, 서민의 밥상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후보들의 유세일정이 점점 빽빽해 지고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일정 중 하나가 바로 ‘식사’다. 아무리 바빠도 거를 수 없다. 공식선거 운동기간만 13일, 예비후보 기간까지 따지면 두 달이 넘는 기간 표밭을 다지는 데 ‘밥심’ 보다 중요한 게 있을까.
당의 공동선대위원장을 겸하며 서울 종로에서 맞붙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 역시 체력이 뒷받침 돼야 하는 만큼 한끼 한끼는 더 없이 소중하다. 그래서인지 두 후보의 식사 장면은 언론에 좀처럼 공개되지 않는다. 후보에게 편안하고 자유로운 식사를 보장하는 것 또한 컨디션 유지를 위한 ‘선거 전략’일 수 있다.
10일 모처럼 두 후보의 식사 장면이 공개됐다. 두 후보 모두 평범한 서민의 밥상을 택했다. 서민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의도일 수도 있지만, 일정이 바쁜 후보들에게 국밥과 찌개만큼 간단하면서도 속이 든든한 메뉴가 또 있을까.
이낙연 후보는 이날 대전과 충남ㆍ북 10여개 지역을 순회하며 민주당 후보 지지를 이어갔다. 갈 길이 먼 이 후보의 아침 메뉴는 순댓국, 점심은 김치찌개였다. 이 후보는 충남 천안의 한 순댓국집에서 천안갑 문진석, 천안을 박완주, 천안병 이정문 후보와 함께 아침을 먹었고, 점심은 충북 옥천 공설시장 내 보리밥집에서 보은옥천영동괴산에 출마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 곽상언 후보와 아내 노정연씨 등과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종로 유세에 집중하고 있는 황교안 후보는 이날 세운상가 입구의 작은 백반집에서 된장찌개와 오삼불고기로 점심을 해결했다. 비례 정당인 미래한국당의 최승재 후보와 마주 앉은 식탁 위에 언론의 녹취용 마이크가 반찬과 나란히 놓여져 있어 눈길을 끌었다. 미래통합당 후보들의 잇따른 막말 사태와 당 윤리위 결정에 대한 황 후보의 대응에 여론의 관심이 쏠린 탓으로 보인다.
두 후보 모두 식당에서 만난 시민들과 인사하며 한 표를 호소했고, 시민들은 응원을 보냈다. “누가 되든 일 좀 열심히 하라”는 따끔한 덕담과 함께.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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