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점ㆍ음식점은 오후 8시까지 단축 영업
정부ㆍ도쿄 이견… “사업자만 혼란” 비판
도쿄 신규 확진자는 또 하루 최다 189명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10일 도쿄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친코, 극장, 운동시설 등에 대한 휴업 요청 방침을 밝히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도쿄도가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파친코ㆍ극장ㆍ스포츠센터 등의 휴업과 주점을 포함한 음식점의 영업시간 단축 요청 방침을 발표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지난 7일 긴급사태 선언에 따른 후속조치다. 하지만 휴업 요청 대상과 시기를 두고 정부와 도쿄도 간 이견으로 사흘을 허비했고 당초보다 내용도 후퇴하면서 아베 총리가 목표한 ‘사람간 접촉 80% 감소’ 달성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위기 관리의 요체는 최초에 크게 준비해 상황이 나아지면 완화해 가는 것”이라며 휴업 요청 방침을 발표했다. 크게 △유흥ㆍ상업ㆍ전시ㆍ운동ㆍ극장ㆍ대학 등 6개 업종ㆍ시설의 휴업 △주점을 포함한 음식점의 단축영업(오전 5시~오후 8시) 및 오후 7시까지 주류 판매 △일상생활에 필요한 병원ㆍ약국ㆍ슈퍼 등 영업 유지 등이다. 당초 휴업 대상으로 검토됐던 백화점ㆍ이발소 등은 정부와의 조율 과정에서 제외됐다. 이날 발표된 조치는 11일 0시부터 시행된다.

휴업 요청에 응하는 소규모 사업자에겐 ‘감염확산방지 협력금’이 지급된다. 1개 점포 소유자는 최대 50만엔(약 550만원), 2개 이상 점포 소유자는 최대 100만엔이다. 도쿄도는 전체 지급액 규모를 1,000억엔(약 1조1,1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이케 도지사는 전날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생장관과 만나 양측 간 이견을 절충했다. 그간 도쿄도는 광범위한 업종의 휴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정부는 경기 위축을 우려해 대상 축소를 요구했다. 또 도쿄도는 즉시 실시를, 정부는 외출 자제 효과를 지켜본 후 휴업 요청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야당에선 “정부가 막연하게 긴급사태를 선언하면서 사업자들만 혼란을 겪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고이케 도지사는 긴급사태 선언에도 도쿄의 신규 확진자가 8일 144명, 9일 181명, 이날 189명으로 증가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강력한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정부는 도쿄의 강력한 조치가 다른 지자체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고, 아베 총리 주변에서도 7월 도지사 재선을 앞둔 고이케 도지사의 권한 강화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마이니치신문은 “외출 자제 요청으로 감염 억제 효과를 낼 수 있다면 경제에 타격을 주는 휴업은 피하고 싶은 게 아베 정권의 속내”라고 분석했다.

강제력이 없는 외출 자제 요청만으로 효과를 얻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도쿄처럼 개인 사업자를 보상해줄 재정 능력이 없는 지자체에선 휴업 요청조차 쉽지 않은 선택이다. 9일 기준 국내 확진자가 6,000명을 넘어서는 등 감염 확산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정부의 긴급사태 선포 대상이 아닌 아이치와 기후현은 이날 독자적으로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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