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바이러스 위험성 경고ㆍ질병 예방에 수조원 기부 
'재택근무' 손 팻말 든 게이츠 이사장. 트위터 캡처

문재인 대통령이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 ‘빌앤멀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관련해 통화한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게이츠 이사장과 25분 동안 통화를 해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협력을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날 통화는 게이츠 이사장 제안으로 이뤄진 것으로, 게이츠 이사장은 통화에서 “한국과 협력해서 백신뿐 아니라 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빌 게이츠 빌앤멀린다 게이츠 재단 이사장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게이츠 이사장은 그 동안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는 한편, 재단을 통해 백신 개발에 투자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왔다.

게이츠 이사장은 코로나19 대응 모델로 한국을 여러 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3일 ‘더데일리쇼’ 인터뷰에서 “미국이 어떤 나라를 본보기로 삼아 코로나19에 대응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가장 먼저 한국을 꼽았다. 게이츠 이사장은 한국의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격리 조치, 동선 추적 등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를 늦추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또 검사 결과가 빨리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한국은 검사 결과가 24시간 이내로 나온다”고 말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지난달 25일 크리스 앤더슨 테드(TED) 수장과 라이브 형식으로 나눈 인터뷰에서도 한국의 대응이 적절하다고 언급했다. 당시 게이츠 이사장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신속한 검사와 그에 따른 격리가 함께 병행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이 모범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구석에 쌓아둔 시신을 무시하고 평소처럼 ‘식당에 가라, 새집을 사라’ 등 말을 하는 건 너무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한국처럼 대량의 검사를 수행하고 감염자는 격리시키는 게 최고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게이츠 이사장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전면적인 외출 금지 등 미국 전역 봉쇄 대응을 촉구해왔다. 2일 워싱턴포스트(WP)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그는 “미국이 코로나19 대응 시기를 놓쳤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창문은 아직 닫히지 않았다”며 관련 조치를 언급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아직도 일부 주와 도시들은 완전히 봉쇄하지 않았다”며 “몇몇 주에서는 해변을 열고, 식당에 앉아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람들이 주 경계를 자유롭게 넘듯 바이러스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이츠 이사장이 코로나19 대응에 앞장서며 그가 2015년 팬데믹을 경고한 테드 강연도 재차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당시 게이츠 이사장은 “앞으로 몇 십 년 동안 만약 무엇인가 1,0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을 죽인다면, 그것은 아마도 전쟁이 아니라 매우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일 것”이라며 전염병 예방에 대한 투자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2015년 테드(TED) 강연에서 팬데믹 경고한 게이츠 이사장. 유튜브 캡처

게이츠 이사장은 부인 멀린다 게이츠와 1994년 빌앤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하고 에이즈, 말라리아, 독감 등 질병 예방과 퇴치에 앞장서왔다. 미 경제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재단은 1995년 1월부터 2017년말까지 455억 달러(약 54조원)를 기부했다. 또 이들 부부는 2017년 전염병 백신을 개발하고 비축하는 것을 목표로 세계 각지의 자선단체들과 손잡고 ‘전염병 대비 혁신 연합’(CEPI)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게이츠 이사장이 이날 문 대통령과 통화에서 코로나 19 치료제와 백신 개발 협력 강화를 언급한 만큼 앞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이뤄질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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