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절정에 사전투표, 부활절까지... 이번 주말 코로나 고비
정부가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 연장한 이후인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나루역 인근에 벚꽃을 보려는 상춘객들이 몰려들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 사태에 두 달 넘게 ‘집콕’을 하며 감염병 차단에 힘을 모은 일부 시민들이 완연한 봄 날씨에 흔들리고 있다. 특히 이번 주말과 휴일에는 전국의 벚꽃이 절정에 이르고 날씨까지 포근할 것으로 예보된 데다 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11일)와 부활절(12일)까지 맞물려 있다. 집안 생활에 신물이 난 이들은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면 괜찮다”는 논리를 앞세운다.

이달 들어 외부 활동자가 꾸준히 늘어난 추세를 감안하면 이번 주말 근교 유원지와 종교 행사에는 상당한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에 확진자가 20명대까지 떨어졌는데 대규모 야외 활동으로 2차 유행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0시 기준 확진자가 전날 대비 27명 증가하는데 그치자 신종 코로나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다소 누그러진 분위기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식당이나 쇼핑몰 같은 밀폐된 실내공간을 피해 야외에서만 돌아다니면 감염 위험이 높지 않다는 낙관론도 조금씩 퍼지고 있다. 직장인 김성윤(34)씨는 “차로 이동하고 마스크만 잘 쓰고 다니면 괜찮을 것 같아 이번 주말 근처 유원지에 다녀올 계획”이라며 “식사는 사람들이 몰리는 식당을 피하기 위해 도시락을 싸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말이 거듭될수록 야외 활동이 증가하는 건 통계에도 나타난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4주간 11개 한강공원의 일일 이용객은 143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1만9,000명) 보다 오히려 28% 증가했다. 고속도로 통행량도 2월 하루 평균이 397만8,000대였는데, 이달 첫 주에는 442만4,700대로 증가했다. 확진자가 감소하며 긴장감이 다소 떨어졌고 날씨까지 좋은 이번 주말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부활절이 최대 축일(祝日) 중 하나지만 기독교계는 현장 미사(천주교)나 예배(개신교)를 자제하는 등 대체로 정부에 협조적인 분위기다. 그러나 이탈하는 교회도 점점 늘고 있다. 서울 대형 교회 중 이미 지난주부터 문을 연 강남구 광림교회, 구로구 연세중앙교회 등은 부활절에도 현장 예배를 계속하기로 했다. 상당수 교회가 부활절을 오프라인 예배 재개 시점으로 잡고 있다는 게 전국 지자체들이 파악한 동향이다.

방역 당국은 신종 코로나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는 있어도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확진자 규모는 그날의 환자 발생 숫자에 불과할 뿐 섣부른 예단은 경솔하다”고 했다. 지자체들도 관광지 출입을 통제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신종 코로나 종식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하자는 캠페인이 진행 중이다. 이런 와중에 한 연예인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한강에서 산책하는 사진을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삭제하기도 했다. 직장인 박선영(32)씨는 “야외활동을 했다가 신종 코로나에 걸리면 동선이 공개될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엄청난 비난을 받으니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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