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도직입 인터뷰] <끝> 부산 남을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후보
“부산에서 태어났다고 다 부산 사람이 아니다. 부산 DNA는 거저 못 얻는다.”
부산 중에서도 보수색이 짙은 남을에서 4ㆍ15 총선에 출마한 박재호(61)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부산 일꾼’ 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부산 출신이지만 경기 광명을에서 지역구를 바꾼 이언주(48) 미래통합당 후보를 겨냥한 것이다. 부산 토박이로 부마항쟁을 거쳤고, 3전 4기만에 이 지역에서 국회에 입성한 그는 “부산에 살며 아픔과 발전 방향을 온몸으로 체득한 사람이 정말 부산 일꾼”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귀향한 보수 전사’가 주장하는 정권심판론 영향을 일축했다. 그는 “정권심판론을 활용하는 것은 선택이자 자유지만 지금은 국난 극복이 먼저라는 점을 부산 시민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지금 이 현실적 고통을 조금이라도 빨리 덜어 드릴 수 있는 게 누군지, 선제적이고 과감한 방안을 하나라도 더 마련하는 쪽이 어디일지 주민들이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했다.
현역으로 재선에 도전하는 박 후보의 자신감이 묻어났지만 선거 자체는 쉽지 않다. 박 후보는 “이 지역에서는 보수정당 간판만 달아도 지지율 40%에서 시작할 정도로 보수세가 강하다”라면서도 “지난 4년 간 남구의 현안을 대부분 해결한 저에 대한 평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적극 대응하는 정부와 여당에 대한 평가를 종합해 제게 다시 4년을 맡겨 주실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난 30년간 통합당 계열 정당이 독점해 온 부산 발전이 아직도 지체됐다고 느끼는 주민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지역구 조정으로 기존 유권자의 40%가 바뀐 점은 현역인 박 후보에게 더 큰 부담이다. 그는 “저는 사실상 신인이 된 셈이지만 밭을 탓하지 않는 농부의 마음으로 노력 중”이라고 했다. 지난 4년 간 주민들과 적극 소통하며 기반을 쌓은 시간을 믿는다는 의미다. 박 후보는 “항상 직통 번호로 주민들과 수시로 소통하는 이웃집 아저씨가 되고자 했다”며 “당보다는 사람을 보고 찍겠다는 분이 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부산에서 민주당이 현재의 6석 이상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힘없고 어려운 국민 편에 있는 정치인이 국회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예측불허의 초접전 양상이다.
“남구는 미래통합당 간판만 달아도 지지율 40%에서 시작할 정도로 보수세가 강했다. 현재 50대 50 구도로 보고 있다. 지난 4년 간 남구의 현안을 대부분 해결했다. 코로나19 사태를 잘 막고 있는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대한 긍정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박재호에게도 다시 4년을 맡겨 주실 것을 기대한다.”
-상대 후보는 정권 심판론을 앞세운 ‘보수 전사’를 자처한다. 그에 맞설 비책은.
“저는 ‘부산 일꾼’이다. 부산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부산 사람인 것은 아니다. 부산에서 살아왔고, 부산의 아픔과 발전 방향을 온몸으로 체득한 사람이 정말 부산 사람인 것이다. 부산 일꾼인 제가 가진 부산 DNA는 하루 아침에, 말로 얻어진 게 아니다.”
-지역 기반 자신 있나.
“저는 한국 첫 트램이자 세계 최초의 전 구간 무가선 저상트램인 오륙도선을 유치했다. 주민들과 함께 이뤄낸 남구의 미래를 위한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전국 최초로 해양산업클러스터를 착공시켰다. 기능이 끝난 노후 부두를 첨단 산업단지로 만들어 좋은 일자리가 나오는 보물창고로 만들 계획이다. 대학 내에 첨단 산업단지를 만드는 법안을 국회 통과시켰다. 남구에도 캠퍼스 혁신파크를 만들어 일자리 많은 도시로 만드는 기반을 만들기도 했다.”
-내가 남아서 풀어야겠다는 과제도 있나.
“워낙 발전이 더디고, 난제가 많은 지역이다 보니 그 동안에는 큰 숙제에 집중했다. 이제는 좀 더 세밀하게 아이들 교육과 보육 문제도 직접 나서서 해결할 생각이다. 구체적으로 육아종합지원센터와 꿈나무지원센터를 건립해서 엄마들의 힘을 조금 덜어드리고 싶다.”
-전체 지역 발전을 위한 큰 틀의 비전이나 구상은.
“남구를 ‘트램 생활문화도시’, ‘일자리 많은 도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만들고 싶다. 트램을 통해 교통 혁명과 기업 유치, 관광 활성화, 역세권 창조 등을 이끌어 도시의 얼개를 완전히 바꾸고 싶다.”
-지역구 조정으로 유권자 40%가 바뀌었다는 분석도 있는데.
“저는 사실상 신인이 된 셈이다. 판세에 분명히 영향이 있다. 지난 4년간 제가 한일에 대해 열심히 알리는 일부터 하고 있다. 그래도 밭을 탓할 수는 없다. 기존에 해왔던 것처럼 농부의 마음으로 유권자들에게 다가서도록 노력 중이다.”
-부산이 이번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정권 심판론 부담 안되나.
“정권심판론을 활용하는 것은 미래통합당의 선택이자 자유다. 하지만 지금은 정권 심판보다 국난 극복이 먼저라는 사실을 부산 시민들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겪는 국민의 현실적 고통을 조금이라도 빨리 덜어 드릴 선제적이고 과감한 방안을 하나라도 더 마련하는 쪽을 선택해주십사 말씀을 드리고 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자신의 강점과 약점은.
“강점은 주민들과 소통 능력이다. 선거 때만 나타나는 정치인이 아니라는 점을 주민들이 평가해 주는 것 같다. 주민들에게 항상 직통 전화번호를 드린다. 수시로 소통하는 이웃집 아저씨가 되고자 했다. 당에 대한 호불호는 부담이자 약점이다. 하지만 최근 당보다는 사람을 보고 찍어야 한다는 분들이 많아짐을 느낀다. 부산은 지난 30년 간 미래통합당이 독점해 온 곳이라 부산 발전이 지체됐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다.”
-부산에서 민주당이 몇 석이나 가능할까.
“현재 전체 6석이다. 지난 20대 총선보다 더 주실 것을 바라고 있다.”
-향후 정치적 행보나 목표, 비전은.
“무엇이 되기 위한 정치보다는 해내고자 하는 일에 집중하는 길을 걷고자 한다. 주민들의 선택을 받으면 자리는 중요하지 않다. 부산의 발전에 기여하는 박재호, 부산 시민에게 부산 사는 자부심을 안기는 박재호가 되는 게 목표이자 비전이다.”
- 왜 이언주가 아닌 박재호가 국회에 있어야 하나.
“그간의 정치 행보를 지켜 보신 주민들은 다 아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힘없고 어려운 국민 편에 있는 정치인이 국회로 가야 한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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