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에서 여성 공무원의 역사를 써왔던 김진숙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이 한국도로공사 사장에 임명됐다. 도공이 여성을 사장으로 맞는 것은 설립 51년 만에 처음이다.
김 신임 사장은 10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받고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김 신임 사장은 이날 별도 취임식 없이 곧바로 중부고속도로 이천휴게소(하남방향)를 찾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휴게소 운영업체와 입점업체 직원을 만나 고충을 듣고 격려했다.
김 사장은 내부 업무망에 올린 취임사에서 “최근 코로나19로 국가적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취임 초기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고속도로 시설에 대한 방역체계를 재점검하며, 휴게소 입점업체 등 소상공인ㆍ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강화와 내수경제 활성화, 지역경제 살리기 등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국토부가 처음 배출한 여성 고위 공무원인 동시에, 국토부 여성 공무원을 통틀어 처음 차관급에 오른 인물이다. 인천에서 태어나 인하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도시 및 지역계획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 기술고시(23회)에 합격하면서 공직에 입문했다.
1989년부터 건설교통부에서 첫 여성 사무관, 첫 여성 과장, 첫 여성 국장, 첫 여성 소속기관장 등 여성 공무원의 역사를 써왔다. 건설교통부 건설안전과장, 국토교통부 건축정책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 등 기술 분야 요직을 두루 역임했고, 2017년 9월 기술직 여성 공무원 중 처음으로 실장급인 행복청 차장 자리에 오른 뒤 1년여 만에 차관급인 행복청장에 발탁되기도 했다.
업무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김 사장이 향후 톨게이트 요금수납원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순조롭게 마무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도공은 전임 이강래 사장이 총선 출마를 이유로 취임 2년 만인 작년 12월19일 사임해 4개월간 진규동 부사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아왔다. 도공 사장의 임기는 3년이며, 경영 실적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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