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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빈 공범 반성문 본 재판부 “안내는 게 더 낫겠다”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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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빈 공범 반성문 본 재판부 “안내는 게 더 낫겠다” 일침

입력
2020.04.10 15:21
수정
2020.04.1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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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고영권 기자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미성년자 등 여성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ㆍ유포한 조주빈(25ㆍ구속)의 공범으로 지목된 사회복무요원 강모(24ㆍ구속)씨가 법원에 반성문을 냈지만 재판부로부터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손동환)는 1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보복 협박 등)과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강씨의 두 번째 공판에서 강씨가 법정에 들어서자 반성문부터 지적했다.

손 부장판사는 강씨의 반성문을 넘겨 보며 한숨을 내쉬더니 “어떤 말씀인지는 알겠어요. 근데 원하는 바가 반성하는 태도를 알려 주시려고 생각하고 썼는지”하며 헛웃음을 터트렸다. 이어 “이렇게 쓰는 것을 반성문이라고 얘기 안 할 것 같다”, “이런 반성문은 안 내는 게 낫겠다… 이게 무슨”이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손 부장판사는 강씨가 반성문에 ’나는 고통 받으면 그만이지만 범죄와 무관한 내 가족과 지인이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등의 내용을 쓴 것을 두고 “원하는 바가 반성하는 태도를 알려주는 것이라면 좀더 생각하고 쓰는 게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손 부장판사는 “본인이 자꾸 (가족들이 힘든 상황에 처한 것이) 억울하다는 입장을 취하는데 상황이 안 좋다”며 “피해자를 생각하면 너무 안 좋은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강씨의 변호인은 “제가 미처 반성문을 검토하지 못했다”며 “마지막 검찰 조서를 보면 ‘더 이상 살아갈 의미가 없다. 극형에 처해주십시오’라고 돼 있고 그 마음은 지금도 같다. 표현이 부족할 뿐이다”며 수습에 나섰다.

강씨는 2018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7회에 걸쳐 학창시절 교사 A씨를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상습협박 혐의로 2018년 3월 수원지법에서 징역 1년 2개월 선고를 받았지만 출소 이후에도 피해자를 협박했다. 2019년 3월엔 경기 수원시 영통구청 가정복지과에서 사회복무원으로 일하며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개인정보를 무단 조회한 뒤 조주빈에게 보복을 부탁한 혐의도 받는다. 강씨는 재판 중 조주빈의 텔레그램 ‘박사방’ 피해자나 유료회원의 신상 정보를 캐내 조주빈의 협박ㆍ강요 수단으로 활용되도록 공모한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날 강씨의 박사방 범행 기소 시 보복협박 사건과 합쳐 심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병합을 원하는 사건은 성폭력 사건이어서 전담 재판부가 아닌 우리가 병합해 심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전체 사건을 아우르려면 어느 재판부로 보내는 게 좋을지 검찰의 의견을 내달라”고 했다. 이에 검찰은 “13일쯤 어느 정도 결론이 나올 것 같다”며 다음 기일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다음 재판 기일을 5월 1일로 잡았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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