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의 신라젠 서울지사. 홈페이지 캡처

바이오 벤처기업 신라젠의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거래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주요 피의자들의 신병 확보에 나섰다. 최근 신라젠을 둘러싸고 정치권 개입 의혹도 잇따르는 터라 검찰의 수사가 어디까지 진행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 서정식)는 신라젠의 이용한(56) 전 대표이사, 곽병학(56) 전 사내이사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은 신라젠의 항암제 후보물질 ‘펙사벡'의 임상 중단 사실이 공시되기 전에 회사 내부 정보를 이용해 보유 중인 주식을 매도하고 손실을 회피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서울남부지법에서 13일 오전 10시 30분에 열린다.

이 전 대표는 2008~2009년에 대표이사를 지냈고, 문은상(55) 현 대표이사의 친인척인 곽 전 감사는 2012~2016년에 이 회사의 감사와 사내이사를 역임했다. 검찰은 지난해 8월 신라젠을 압수수색한 이후 수사를 이어오고 있다.

신라젠은 항암제 후보물질 ‘펙사벡’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 때 상장 1년 반 만에 코스닥 시가총액 2위에 오를 정도로 급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2019년 8월 2일 글로벌 임상시험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며 주가가 폭락했다. 이때 일부 경영진은 주식을 미리 팔아 손실을 회피했다. 반면 15만명에 이르는 소액주주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았다.

신라젠은 정치권 연루 의혹이 잇따르기도 했다. 신라젠 급성장 배경엔 여권 인사와의 친분이 크게 작용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 중심에 있는 인물이 신라젠 최대주주였던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모임인 ‘노사모’ 등에서 활동한 이 전 대표는 2014년 신라젠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이후 VIK는 신라젠 지분을 장외주식 시장에 팔아 수백억 원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신라젠의 펙사벡 기술설명회에서 축사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정치권 연루 의혹은 더 증폭됐다.

최근에는 야권 인사와의 결탁 의혹도 불거졌다. 1일 MBC는 이철 전 대표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2014년 최 전 부총리와 그 주변 인사들이 신라젠 전환사채 65억원어치를 인수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이 전 대표는 곽 전 사내이사로부터 그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의혹에 대해 최 전 부총리는 3일 서울서부지법에 MBC 방송금지 가처분신청 등을 제기하고, 방송 프로그램 제작에 관여한 MBC 보도본부 관계자들을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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