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급한 불은 껐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의 ‘유가 전쟁’이 중단됐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는 이날 석유 생산 정책을 논의하는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5~6월 두 달간 하루 1,000만 배럴의 원유 생산 감축에 합의했다.
로이터는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 전 세계 공급량의 10%에 달한다”며 “사우디와 러시아는 각각 250만 배럴, 이라크는 100만 배럴 이상을 감축하는 등 모든 회원국의 생산량이 23% 감소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더불어 OPEC+는 7~12월까지 800만 배럴로 감축을 완화하고, 2021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600만 배럴로 완화하기로 했다.
미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은 OPEC+가 유가 폭락을 막기 위해 하루 1,000만~1,500만 배럴을 감산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감산 합의에 대한 기대감 속에 국제유가도 급반등하기도 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한때 12% 뛰어 배럴당 28.36달러 올랐다. 그러나 구체적인 합의 내용이 나오지 않으면서 시장은 흔들리기 시작했고, 결국 WTI는 배럴당 9.3%(2.33달러) 하락한 22.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지난달 초 러시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 축소에 대응에 원유 감사 제안에 거부하면서 국제유가가 크게 하락했다. 이로 인해 러시아와 사우디 간 ‘유가 전쟁’이 벌어졌다. 당시 미국 증시가 급락했고, 이후 감산 합의도 실패하면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로 추락한 바 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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