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vs감찰부장...감찰 개시 권한은 누구에게

검찰과 종합편성채널의 유착 의혹이 검찰 내부의 감찰권한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대검창청 감찰부장이 감찰 착수를 사전보고 없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문자로 통보하고 윤 총장이 제동을 걸면서다. 감찰권한이 검찰청법상 규정된 총장의 지휘감독권한 가운데 하나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감찰 개시조차 총장의 승인을 받는다면 총장 측근에 대한 자체 감찰을 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청법은 검찰총장의 지휘감독권을 규정하면서 ‘대검 부장 등은 그 명을 받아 사무를 처리한다’고 정하고 있다. 감찰부장이 외부 인사이긴 하지만 여전히 대검에 소속된 총장의 참모이고, 그의 감찰 권한도 총장의 권한을 위임 받아 행사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상명하복의 검찰 문화까지 더해져 총장이 감찰권을 행사하는 게 검찰의 관례였다. 실제 감찰 업무를 했던 복수의 관계자들은 “총장에 보고한 뒤 감찰을 개시하는 게 맞다”고 전했다. 한 부장검사는 “총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감찰을 진행한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감찰 개시에 대해 총장과 감찰부장의 의견이 엇갈릴 때도 총장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감찰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 직무유기 등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게 총장이듯, 그 권한 역시 총장에게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감찰부장이 총장의 승인 없이 감찰을 개시조차 할 수 없다는 데 대해서는 반론이 없지 않다. 2016년 11월 개정된 비공개 훈령인 ‘대검찰청 감찰본부 설치 및 운영 규정’은 감찰본부의 직무 독립 조항에서 ‘감찰본부장은 감찰개시 사실과 그 결과만 총장에게 보고하도록 한다’고 정하고 있다. 감찰을 개시할 권한이 감찰부장에게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한 검사는 “훈령에 ‘개시’가 아니라, 과거 시점인 ‘개시 사실’이라는 문구를 넣은 것은 감찰부장이 감찰을 개시한 뒤 보고해도 된다는 의미”라며 “개시에도 총장 승인이 필요하다면 감찰부의 독립성은 확보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시 훈령 개정 작업에 참여했던 법조계 관계자는 “감찰 과정의 독립성 보장하는 차원의 조항일 뿐 개시 자체를 감찰부장이 임의로 할 수 있다는 취지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검은 채널A 기자와 한 검사장이 수감자의 제보를 압박했다는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의 담당부서를 감찰부에서 인권부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부에는 소속 공무원의 업무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행위에 대한 조사 기능도 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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