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확산세 잡히지 않아 고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상이 악화해 중환자실로 옮겨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침대에 앉을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의 투병 소식에 더해 서서히 코로나19 출구전략을 모색 중인 다른 유럽국가들과 달리 영국의 확산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아 정부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총리가 임상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치료에 차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총리는 세인트토머스병원 집중치료 병동에서 계속 보살핌을 받고 있고 현재 맑은 정신 상태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7일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알린 존슨 총리는 5일 이 병원에 입원한 뒤 상태가 나빠지면서 이튿날 저녁 중환자실 격인 집중치료병상으로 옮겨졌다.
이날 코로나19 대응 정례 기자회견에 나온 리시 수낙 재무장관은 “존슨 총리는 여전히 집중치료병상에 있지만 상태가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침대에 앉아 의료진의 치료에 긍정적으로 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맷 행콕 보건장관도 트위터에 “총리가 자리에 앉을 수 있다.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고 들어 매우 좋다”고 밝혔다.
총리뿐 아니라 영국의 코로나19 상황은 유럽 대륙과 반대로 가고 있다. 각종 봉쇄와 영업ㆍ외출금지 조치를 취했던 유럽 국가들이 점진적으로 규제 완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반해, 영국에서는 좀처럼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오스트리아 덴마크 체코 노르웨이 이탈리아가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체코는 9일부터, 오스트리아는 14일부터, 노르웨이는 20일부터 일부 상점의 영업 재개를 허용한다.
하지만 영국에서는 전날 기준 코로나19 사망자가 7,097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전과 비교하면 938명 증가한 것으로 코로나19 발병 이후 최대 신규 확진 규모다.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이날 BBC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봉쇄 완화와는 거리가 멀다”면서 이동 제한령 연장 방침을 시사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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