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막말 파문’ 수습 총력하며 “靑은 삼류” 정권 심판론 공세
4ㆍ15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9일 오전 국회에서 '김대호·차명진 후보의 막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번만 기회 주시면 다시는 실망하는 일 없도록 하겠다.”

80세 노장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9일 3차례 허리를 거듭 숙이며 대국민사과를 했다. 4ㆍ15 총선을 일주일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터져 나온 잇따른 ‘막말’ 파문을 수습하기 위해 읍소 전략으로 나선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 여러분을 실망하고 화나게 한 것에 대해 정말 죄송스럽다”며 머리를 숙였다. ‘사과’, ‘송구’, ‘죄송’ 이라는 표현을 4차례나 사용할 정도로 철저하게 자세를 낮췄다. 서울 관악갑에 나선 김대호 후보의 장애인ㆍ노인 비하 발언의 여파가 채 가라앉기도 전에 경기 부천병에 출마한 차명진 후보가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자원봉사자에 대해 입에 담기 어려운 망언을 쏟아내 파문이 확산되자 ‘긴급 진화’에 나선 것이다. 김 위원장은 당초 이날 공교롭게 부천 지역 유세가 예정돼 있었지만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 연기했다.

김 위원장이 철저하게 읍소에 나선 것은 잇따른 악재가 수도권 등 주요 접전지역에서 중도층의 표심을 완전히 돌아설 수 있게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막말이 그간 통합당이 선거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다소 오만한 모습에서 비롯됐다는 판단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위원장은 대여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는 않았다. 그는 이날 서울과 경기 지역 집중 유세를 돌며 “사람들이 ‘국민은 일류, 정부는 이류, 청와대는 삼류’라고 얘기한다”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최근 청와대가 수석보좌관회의도 잘 열지 않는데 ‘청와대 수석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결을 받은 것 아니냐”고 의혹까지 제기했다. 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후보로 나선 서울 구로갑에서는 이를 의식한 듯 공세수위를 한층 높였다. 김 위원장은 “무수히 많은 비례정당이 출현하는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다”며 “이런 혼란을 가져온 것이 집권여당의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이를 두고 통합당 내부에서는 지난해 공직선거법 개정안 처리를 주도한 이 원내대표의 책임을 겨냥한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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